재계 주요 총수들이 현재 공석중인 전국경제인엽합회(전경련) 회장직에 대해 모두 거절의사를 나타냈다.

전경련 회장직은 '재계의 수장'으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이후 이제껏 사실상 회장직을 비워두고 있다. 정병철 상근부회장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을 찾은 재계 총수들은 전경련 회장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같이 손사래를 쳤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전경련에서 생각할 문제이지 내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 회장은 조 회장의 후임으로 전경련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 오던 인사다.

이 회장은 최근 "전경련 회장을 맡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본무 LG 회장 역시 "아니요"라고 짧게 말했다. 구 회장은 '반도체 빅딜' 이후 전경련 출입을 하지않고 있다.

현재 전경련 회장단의 최연장자인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하는 것도 힘들다"며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한때 유력 휴보로 물망에 올랐던 김승연 한화 회장도 이날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경련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을 추대한다는 계획이지만, 4대그룹 총수 가운데 한 명을 추대한다는 기존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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