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선취 득점에 아쉬워하는 손흥민 [뉴시스]
카타르 선취 득점에 아쉬워하는 손흥민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렸던 한국 축구가 중동의 복병 카타르에 일격을 당하며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9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압둘아지즈 하템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1960년 대회 이후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답답한 경기력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안컵 4회 연속 4강 진출도 실패했다. 한국이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것은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15년 만이다.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연장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여파가 느껴졌다. 벤투호는 기성용(뉴캐슬)이 대회 도중에 부상으로 이탈했고, 주축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해 대회 내내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첫 패배를 가장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당해 아쉬움이 더 컸다. 지난해 8월 한국 지휘봉을 잡고 11경기(7승4무) 연속 무패를 기록했지만 카타르라는 복병에 덜미를 잡힌 꼴이 됐다.

카타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로 한국(53위)보다 아래에 있지만 철저하게 효율적인 경기를 펼쳐 대어를 낚았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 앞서 카타르와 9차례 붙어 5승2무2패로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3으로 진데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무실점(11골)을 기록한 카타르는 탄탄한 방패로 손흥민(토트넘)을 앞세운 한국의 공격을 막았다. 자국에서 열리는 2022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기량이 크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세웠고, 이청용(보훔)과 손흥민으로 하여금 좌우에서 지원하게 했다. 황인범(대전)은 공수 조율의 중책을 맡았고, 정우영(알사드), 주세종(아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김민재-이용(이상 전북)이 담당했고, 김승규(비셀 고베)가 골문을 지켰다. 

카타르는 7골로 득점왕이 유력한 골잡이 알모에즈 알리를 선발로 내보냈다.

전반은 양 팀 모두 모험적인 공세보다 수비를 먼저 탄탄히 하는 안정적인 운영을 택했다. 한국은 전반 공 점유율에서 63%-37%로 우위를 보였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유효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후반 들어 본격적인 공세를 펼쳤다. 후반 3분 황의조가 역습 기회에서 오른발 슛으로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12분 이청용, 27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청용의 슛은 골대를 외면했고, 손흥민의 슛은 정확하게 맞지 않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1분에는 김진수(전북)가 프리킥 기회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카타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지만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다.

기회 뒤에 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33분 하템이 아크 서클 정면 23m 부근에서 왼발로 때린 슛이 그라운드에 낮게 깔리며 골네트를 갈랐다.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날렸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1분 뒤, 황의조가 오른쪽에서 온 크로스를 밀어 넣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노골이 됐다.

한국은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이승우(베로나)를 교체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카타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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