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조기대선에서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신의 가슴은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고 했다.
 
취임 3년 차인 2019년, 그의 말대로 대한민국은 과연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나라가 되었는가.

문 대통령은 또 자신의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섬기겠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7년 5월10일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로부터 1년 8개월째인 지금, 국민 통합이 이루어졌는가. 문 대통령은 정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인가.
 
문 대통령은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어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도 했다. 또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고,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광화문 대통령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됐다. 주요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한 적이 얼마나 되나.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는가.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연 적 있는가.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말과는 달리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되기는커녕 여기저기서 마찰을 빚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방위비 문제만 해도 그렇다. 한·미 양국은, 따지고 보면 얼마 되지도 않은 액수로 티격태격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을 숫자적 의미나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은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안보상황이 전환기에 있다는 인식으로 이 문제를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다고 했다. 보수·진보 갈등을 끝내기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면서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도 했다.
 
그의 말대로 갈등의 정치가 바뀌었는가. 보수·진보 갈등을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한 적 있는가. 여야는 사사건건 정쟁을 일삼고 있는 등 갈등의 정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극도로 불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고 말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아 자신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고 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말 그런가. “인재들은 버리고 낙하산 인사만 득실하다”는 얘기가 많다. 공기업 임원 4명 중 1명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여한 공로로 임명된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측근들은 아직도 문 대통령의 처음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취임사를 다시 보시라. 앞으로라도 취임사에서 한 말대로만 한다면,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나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것과 비슷한 나라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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