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60대 할 일 없다고 산에 나가고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여기에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신남방국가를 보면 '해피조선'이다"

김현철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김현철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이 28일 신남방 국가로의 진출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에 직접 사과했다. 

김 보좌관은 이날 자신 명의로 된 두 번째 입장 메시지를 통해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앞서 자신의 발언 취지를 전하는 첫 번째 입장 메시지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가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직접 사과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보좌관은 "50·60 세대인 박항서 감독처럼 신남방지역에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말 한 것"이라며 "50·60 세대를 무시하는 발언이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신남방지역의 한류열풍으로 인해 해당지역 10·20세대들이 대한민국을 동경의 나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을 표현하면서 우리 젊은이들도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자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며 청·중년을 향한 각각의 발언에 해명한 바 있다.

김 보좌관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 강연에서 현실과 거리가 먼 50·60세대와 10·20세대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 자격으로 강연에 나선 김 보좌관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 50대, 60대 조기 퇴직했다고 산에만 가시는 데 이런 데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도 처음에는 구조조정 됐지 않았는가. 그런데 베트남에서 새로운 축구감독을 필요로 한다고 해서 거기에 갔고,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린 것"이라며 "50, 60대가 한국에서는 할 일 없다고 산에 나가고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국가)으로, 인도로 가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보좌관은 또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일고 있는 한국어 시험 열풍을 근거로 한류의 힘을 소개하며 "국립대학 국문과를 졸업하면 요즘 취직이 안 된다"면서 "저는 그런 학생들을 왕창 뽑아 인도네시아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국내)에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여기(신남방 국가)를 보면 '해피조선'이다"며 "한국 학생들을 어떻게든 붙들고 배우려고 난리다. 이것이 신남방 국가"라고 덧붙였다.

김 보좌관의 이러한 발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5년 '중동 발언'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3월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해외에서라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면 한다"며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 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물으면), 다 중동 갔다고(할 정도로)"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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