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치 국면에 2월 임시국회 파행 우려, ‘유치원 3법’ 처리 가능할까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유치원 3(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을)은 지난 30일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상정을 두고 패스트트랙은 차선책일 뿐 결코 최선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으로 차선책을 택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15000건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논의나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20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자동폐기 된다. 패스트트랙이 아니면 유치원 3법도 그렇게 허공에 날아갈 수도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유치원 3은 국회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2월 임시회에서 통과가 가능하다아이들을 위한 노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1월 임시국회의 개점휴업에 이어 2월 임시국회도 안갯속인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을 규탄하면서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릴레이 농성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정쟁으로 평가절하 해 강경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각종 현안이 산적한 2월 임시국회 파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박 의원과 학부모들의 염원과 같이 유치원 3법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박용진 의원과의 일문일답.

[사진=박용진 의원실 제공]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용진 의원실 제공]

- 패스트트랙은 차선책일 뿐 최선책이 될 수 없다부모의 마음으로 차선책 선택

- “국감 이후 적발된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등 사례, 2월 임시회 내로 추가 공개 계획

 

박용진 3이라 불리는 유치원 3개정안이 해를 넘겼다. 진행속도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 유치원 3패스트트랙안건 지정이 330일이나 걸리는 슬로우트랙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법안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을 없앴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금 15000건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논의나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20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자동 폐기된다. 패스트트랙이 아니면 유치원 3법 또한 그렇게 허공에 날아갈 수도 있었다. 상임위(상임위원회) 180,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90, 본회의 60일로 최장 330일까지 걸려서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새 34(지난 30일 기준)이나 지났다.

330일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가장 큰 목표다. 교육위(교육위원회)에서는 수차례 법안소위와 회의를 통해 유치원 3법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180일까지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이찬열 교육위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교육위에서 빨리 처리해 법사위로 넘겨서 다른 법과 충돌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회원 유치원들이 폐원을 하겠다고 정부까지 압박하는 모양새다. 어떻게 보는가.

▲ 광주지역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광주교육청의 감사가 시작되자 중단을 요구하며 시 교육청 주차장에서 기습 천막농성을 벌였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교육청이 천막 농성장 설치를 불허하자 지난해 1222일 교육청에서 주차장에 천막 2개를 불법적으로 설치해 기습 농성에 나섰다. 기습 설치 과정에서 시 교육청 소유 공무차량이 천막 농성장 안에 갇히기도 했다. 장휘국 교육감이 감사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부정행위를 감추려는 것이라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여론의 싸늘함이 이어지자 농성장 설치 13일만 인 지난 4일 자진 철거했다.

무력시위를 벌이면 감사를 중단하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한유총의 태도는 큰 문제다. 유치원 원장들이 이럴 때는 자영업자’, 저럴 때는 교육자라고 주장하는데, 사립유치원은 기본적으로 학교다. 또 유치원 원장들은 기본적으로 교육자. 아이들 교육을 볼모로 학부모와 국민들을 협박하는 것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치원 3법을 기대했던 학부모와 국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 유치원 3법 통과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치원 3법을 방치한 상태로 가만히 기다리지 말고 최대한 상황을 빨리 끝내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 교육부는 일부 사립유치원의 폐원에 대해 저출산에 따른 유아수 감소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육부 설명에 따르면 해마다 대략 10곳 정도의 유치원이 폐원을 한다. 에듀파인 의무화 등 유치원 개혁 조치에 반발하기 때문은 아니고 3~5세 유아가 올해 3만 명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운영 악화로 문을 닫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유치원 사태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분명하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첫째는 교육당국의 태도 변화다. 교육당국이 유은혜 장관 취임 후 3월부터 에듀파인을 도입하고 거부하면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사립유치원의 시설 사용료 요구에도 수용 불가하다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둘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변화다. 이해찬 대표가 현장 최고위 첫 번째 장소로 유치원을 찾았고 당 차원에서도 유치원 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위를 만들었다. 셋째로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있다.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됐다.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가능할까.

▲ 패스트트랙은 차선책일 뿐 결코 최선책이 될 수 없다. 변화를 가로막으려는 자유한국당의 국회마비 기도침대축구를 넘어서기 위해 아이만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차선책을 택한 것이다.

상임위에서 더 붙잡고 있는 것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국회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교육위원회 위원 정수는 14인이고, 민주당은 7, 바른미래당은 2인이다.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이찬열 위원장이 결단만 내린다면 당장이라도 유치원 3법 수정안을 교육위원회에서 의결해 법사위에 회부시킬 수 있다.

유치원 3법 수정안은 국회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2월 임시회에서 통과가 가능하다. 아이들을 위한 노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주시길 바란다. 여야 지도부에 촉구한다. ‘유치원 3작년 연내 처리는 여야 합의사항이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합의를 지켜주기길 바란다. 이 합의는 여야 간의 합의일 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명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지금까지 바쁘게 달려왔다.

▲ 유치원 사태 이후 방송 출연과 언론 인터뷰 등을 100여 건 넘게 진행하며 쉬지 않고 바쁘게 달려왔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사립유치원은 제대로 감사가 진행되지도 않았으며 모든 유치원을 공개한 것도 아니다. 지난 국정감사 이후 적발된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등 사례에 대해 2월 임시회 내로 추가 공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는 길수도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입법, 정책개발, 현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도 국민들의 고충도 들여다봐야 한다. 그만큼 다각적인 시각이 요구되는데 초선으로서 이에 대한 생각은?

▲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기꺼이 하겠다. 정치와 장사의 가장 큰 차이는 장사는 손해를 보면 이익 복구가 어렵지만, 정치는 손해를 보더라도 나중에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단순히 주판알만 두드린다면 시끄럽고 귀찮은 유치원 문제는 절대 건드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나섰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할 일은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국민들은 박용진 의원하면 재벌개혁’, ‘유치원 3이 떠오른다고 한다. 또 다른 과제와 명칭으로 불리고 싶은 게 있다면.

▲ 지금은 유치원 3법을 20대 국회 안에 반드시 통과시키고 사립유치원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유치원 3법과 더불어 재벌개혁경제민주화도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 유치원 3법과 재벌개혁은 국민의 상식이라는 코드에서 통하는 문제다. 국민의 상식에 맞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박용진 TV’ 유튜브 채널 구독자 5만을 돌파했다.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 유치원 관련 교육개혁,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와 관련해 재벌개혁까지 두 개의 화두를 생각하고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아지트로 활용하고자 한다. 유튜브에 그동안 자료, 영상, 기자회견문 그리고 뉴스 자료 등을 모아놓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서 나 혼자만의 목소리가 단순히 인터뷰·기사의 한 조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나가야 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국민 여러분들이 재벌개혁, 교육개혁 아지트에 와서 힘을 모아주시는 것에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지치지 않고 곁눈질 하지 않으며 국민 여러분 응원을 믿으면서 앞으로 나가겠다.

 

벌써 기해년의 1월이 지났다. 박 의원님이 71년생 돼지띠인 것으로 알고 있다. ‘황금 돼지의 해계획은.

▲ 집에 나를 비롯해 돼지띠가 3명이나 있다. 또 의원실에도 돼지띠가 6명이나 된다. 새해에는 돼지처럼 일 욕심을 많이 내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 올해도 재벌 총수들에게는 추상같이, 유치원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감사하도록 원칙을 갖고 밀고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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