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논평- 조정국면 진행, 앞으로가 더 중요


지난해 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011년 증시전망 최고치를 2400P~2800P까지 제시했다. 그 이유로 양호한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지속, 연기금 및 개인과 기관의 매수전환, 기업실적 개선,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원화환율 등을 들어 증시 전망치를 높였다. 그러나 지난 1월 27일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121P를 달성한 후, 연초부터 불거진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동정정 불안이 지속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지수가 200P(-9.4%)까지 하락하는 폭락장을 경험했다. 또한 지난주에는 하락폭을 상당히 만회하는 기술적 반등(저점 대비 +3.9%)을 보여 주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증시의 방향성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 증시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회복하였다. 2008년 10월 27일 코스피지수가 892P의 저점 확인 후 2년 3개월 만에 137% 상승하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산업·경제의 펀더멘탈이 우수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증시는 외국인이 16조 원대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가 22% 상승하는 촉매역할을 했다. 이와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조 원, 8조 원대의 순매도로 대응해 상승장에서 기간 이익을 상실하는 우를 범했다. 기관의 경우에는 지수가 상승함에 따라 펀드환매가 지속된 영향도 컸다.


유가, 금리, 환율 동향에 관심을

연초 증시가 지수 2000P를 넘어 시작하자, 지난해 증권가의 최고 히트상품인 랩어카운트에 2조 원대에 가까운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2월 들어 증시가 폭락하자,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랩의 특성으로 인해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되어 투자자들의 불만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보면 연초 제시한 낙관적인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악화되었다기 보다는 외부변수들에 의해 향후 경제가 직면할 위험을 고려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고 중동 전역으로 확대된다면 유가급등으로 인해 향후 거시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게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대한 믿음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외부변수에 의한 펀더멘탈의 불신을 초래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길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올해 들어 3조 원대의 매도세를 이어 가는 외국인의 추이도 주목할 대상이다. 지난해 외국인의 관심대상이었던 이머징 마켓이 올해는 긴축에 시달리고 있어 투자매력도가 감소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경기가 회복되어 가고 있는 선진국 증시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급등에 대한 마지노선을 120달러로 보고 있고 물가 압력을 고려한 기준금리 수준을 3.5%(현재 2.75%) 정도로 전망한다.

환율 하락(1100원 대 이하로 떨어지면)에 따른 우려도 있다. 일부에서는 환율 하락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시장 진출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투자 증대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증시의 상승추세가 꺾였다고 보기에 이른 감이 있다. 유가, 금리, 환율 등의 변수가 위험수위까지는 다소간의 여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이후 중동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유가가 안정되면 다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부요인에 의한 증시 조정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1900P~2100P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저한 위험관리로 성공투자 가야할 때

지금은 위험관리에 충실할 때다. 워런버핏이 강조한 투자 제1원칙 “돈을 잃지 말라”는 조언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정국면에서는 일반적으로 단기적 변동성이 커지며 주가가 움직이기에 박스권의 상·하단 폭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종별 순환매가 빨라지면서 파동을 만들어 나가는 경향이 많으므로 전문적인 투자자가 아니면 대처하기가 어려운 장세이기도 하다.

‘쉬는 것도 투자다’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들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방향성이 정해지고 난 후 투자해도 늦지는 않을 것 같다.
시장을 지켜보면서 여유를 가지고 종목을 분석하며 투자할 대상을 선정하는 것도 즐거움이 될 것이다.

[이진우 산업·경제 부장] voreolee@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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