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이하늬·진선규·이동휘·공명 등 출연
류승룡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명량'이어 4번째 천만 기록 돌파

영화 '극한직업'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 [CJ 엔터테인먼트]

 

[일요서울 | 김태산 기자]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1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6일 낮 12시25분 누적관객 1000만3087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천만영화가 됐다. 개봉 15일째 천만 관객 돌파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명량'(감독 김한민·2014·〃1761만5437명)의 12일,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2018·〃1227만5843명)의 14일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속도다.

한국 영화로 역대 18번째, 외화까지 포함하면 역대 23번째 1000만 영화다. 지난해 1227만5843명을 모은 '신과함께-인과 연' 이후 6개월 만에 탄생한 1000만 영화다. 코미디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2013·〃1281만1435명) 이후 6년 만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해운대'(감독 윤제균·2009·〃1132만4776명),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2012·〃1232만3745명), '명량'(감독 김한민·2014·〃1761만5437명), '국제시장'(감독 윤제균·2014·〃1426만2922명), '베테랑'(감독 류승완·2015·〃1341만4200명) 이어 6번째 천만 영화 배급작을 보유하게 됐다.

개봉일(1월23일)부터 하루도 박스오피스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개봉 4일째 200만, 5일째 300만 관객을 넘기면서 손익분기점인 23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개봉 8일째 400만, 10일째 500만, 11일째 600만, 12일째 700만, 13일째 800만, 14일째 9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흥행 가도를 질주했다. 

이병헌(39) 감독은 이번 영화로 생애 첫 '천만' 타이틀을 안았다. 이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물'(2015)은 304만4859명, '바람 바람 바람'(2018)은 119만4239명이 봤다. 이 감독은 "얼떨떨하다. 함께 작업하며 고생한 스태프, 배우들과 기분좋게 웃을 수 있어 행복하고 무엇보다 관객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주연 류승룡(49)은 4번째 천만기록을 세운 배우가 됐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명량'에 이어 '극한직업'까지 1000만 영화로 이끌며 한국영화사에 획을 그었다. 배우 이하늬(36)·진선규(42)·이동휘(34)·공명(25)은 천만 영화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극한직업'은 경찰 마약반원 5인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재기발랄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감독은 수사극과 코미디를 절묘하게 섞었다. B급 유머와 상황 개그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고, 폭발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7번방의 선물'에서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류승룡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극을 이끌어가며 독특한 유머와 말맛을 제대로 살려냈다. 이하늬·진선규·이동휘·공명도 물오른 연기력으로 제몫을 다했다.

경찰 이야기는 한국영화에서 이미 많이 다뤄진 소재다. 이 감독은 코미디에 초점을 맞추면서 무거운 수사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영리하게 복선을 깔아놓고 촘촘히 박힌 유머코드로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냈다.

마약반의 만년 반장인 '고 반장'(류승룡)은 목숨 걸고 수사하지만 실적은 바닥이다. 급기야 마약반은 해체 위기에 처하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고 반장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장 형사'(이하늬)·'마 형사'(진선규)·'영호'(이동휘)·'재훈'(공명)과 함께 잠복 수사에 나선다. 24시간 감시를 위해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에 치킨집을 위장 창업한다. 

마 형사가 만들어낸 치킨이 대박을 터뜨린다.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낮에는 치킨장사, 밤에는 잠복근무로 눈코 뜰 새가 없다. 마약범죄조직을 소탕해야 하는데 치킨 장사로 너무 바쁘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그저 웃기지만은 않는다는 데 있다. 예측불허의 상황과 촌철살인의 대사 속에 현실을 파고드는 풍자가 있다. 고 반장은 벼랑 끝에 선 '소시민 가장'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경찰을 그만 두면 당장 먹고 사는 일이 문제다. 가족을 돌봐야 하고 팀원들도 챙겨야 한다. 꽤나 보수적인 경찰 조직, 전쟁터 같은 조직생활, 자영업자의 애환이 그려진다. 

현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팍팍한 삶을 잠시 잊고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원했던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다. 

개봉 이후 찾아온 설 연휴가 흥행에 속도를 붙였다. '극한직업'이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에 가장 적합한 영화였다. 

극장가 상황이 한 몫했다. 공효진(39)·류준열(33) 주연의 '뺑반'(감독 한준희)의 기세가 일찍 꺾이면서 반사이익을 얻었고, 마땅한 경쟁작이 없었다.

한국영화간 출혈 경쟁이 사라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한국영화 4편이 한꺼번에 개봉했다. 관객들이 분산되면서 안시성'(감독 김광식)만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명당'(감독 박희곤) '협상'(감독 이종석) '물괴'(감독 허종호)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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