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일본 강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일본 경제피해 정도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재정부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긴급현안 '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 평가 및 대응'을 보고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 일본 강진, 국내·세계 경제 영향 '제한적'

재정부는 보고서에서 현재 일본경제 피해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밝혔다.

피해지역인 일본 동북 지역은 농어업 중심 산업구조기 때문에 남서부에 모여있는 핵심 산업에는 피해가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아 전 세계 GDP의 총합이 1%포인트 하락하면 국내 GDP도 0.6%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재정부는 전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강진 발생 초기에는 제한적이었으나, 일본의 피해규모가 확대되면서 점차 조정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 변동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된 일본자금은 지난달 2월말 현재 주식에 6조, 채권에 7000억원 등이다.

우리는 일본에서 농수산물을 수입하는 비중이 낮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수산물 수입량이 많아 단기적인 수급 차질을 겪을 경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대일 수입비중은 명태 19%, 갈치 11% 등이며 전체 수산물 수입량의 7%는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이 수요감소, 운송지연 등에 따라 차질을 빚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최대 농수산물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기준 수출액은 18억8000만달러다.

또 산업·무역·관광·물류 등 분야에 따라서 일정 부분 피해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피해지역인 일본 동북지역과 교역규모(일본 전체수입의 2%)가 작기 때문에 대일 무역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자동차·반도체 등 대부분의 업종은 부품, 소재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수급 차질을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일부 생산·설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현지 진출한 기업은 대개 생산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진출한 기업 272개 중 생산법인은 포스코, 한샘, 자원메디칼 등 3개뿐이고, 나머지는 서비스법인 38개, 영업사무소 231개 등이다.

관광산업도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은 302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전체의 34.4%를 차지한다. 4~5월이 관광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관광업 등 서비스업 피해가 예상된다.

물류의 경우에는 센다이항 등 일본 동북항로 4개 항만이 폐쇄됐지만, 우리 국적선사가 이들 항구를 통해 처리하는 물량이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리타 공항도 현재 정상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교민·유학생, 화물 수송에는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강진으로 인한 국내 원전 피해나 환경 방사능에의 영향은 없는 상황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본에서 원전을 대신해 LNG, 유연탄 등 화력발전 원료 수요가 증가하면 세계시장에서 이들 품목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 경제분야 합동 대책반 구성…일본 피해상황 지속 모니터링

재정부는 일본 강진 피해가 우리 경제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변화를 모니터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

경제분야 합동 대책반이 구성돼 금융, 원자재, 무역·산업, 물류·수송, 원전, 관광 등 부처별 분야별로 일일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하고 있다.

금융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과도한 불안심리로 시장이 급변하지 않도록 적기에 대응하도록 했다.

곡물·수산물 등 해외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LNG 등 원자재의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특히 가스공사와 발전 5사 등에 비상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도록 해서 가격 동향을 점검하도록 했다.

또 정부는 산업과 무역에 피해가 없도록 환율 동향을 점검하고, 양국간 무역 추이 등을 분석해 수출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정부는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대일 부품, 소재 수급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물량 확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화훼류 등 일본 소비 감소 수출품은 다른 지역으로 수출로를 개척하는 등 수출 확대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 원전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본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우리나라로 확산될 경우를 대비해 주변지역의 기류 등 기상정보를 분석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주 내에 일본 원전사고의 원인분석과 국내 원전, 석유 비축기지의 안전에 대한 긴급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우리 여행객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하고, 일본 강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행사 등 관광업계에 경영난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 기업 등 민관 차원 협력을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일본 구호활동과 조기복구에 필요한 지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정부는 일본 거래기업들에 일본 거래선의 어려움을 감안해 협력강화 방안을 함께 강구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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