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논란···서울경찰청 조사 주목

클럽 ‘버닝썬’ 입구 문이 굳게 잠겨있다. [뉴시스]
클럽 ‘버닝썬’ 입구 문이 굳게 잠겨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경찰의 직무유기 논란과 집단폭행 시비 등이 번지고 있는 강남 버닝썬 클럽사건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물뽕 흡입에 성폭행까지 여러 논란이 잇따라 터지는 가운데 강남 버닝썬 클럽사건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피해 주장 김모씨 청원글 27만 명 동의···경찰 이달 말까지 모든 의혹 확인

사건은 지난해 1124일 서울 강남에 있는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했다. 이 클럽은 유명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씨가 사내 이사로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져 승리와 관련된 루머 등이 소셜 미디어에서 급속도로 번지기도 했다. 승리 씨는 최근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청원을 올린 김모(29)씨는 당시 버닝썬을 방문했다가 이곳 관계자와 보안요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인 자신을 강압적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일방적인 모욕과 편파 수사, 인권침해를 당했으며 경찰의 폭행으로 119 구급대원을 불렀지만 경찰이 병원에 보내주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김 씨는 국민청원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자신을 구타한 경찰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8일 오전 기준 이 청원글에는 27만 명이 동의했다.

최근 MBC가 공개한 CCTV 영상에서 보안요원들은 김 씨를 클럽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클럽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이 김 씨를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갈비뼈 3대가 부려졌다는 김 씨는 나를 취객 취급했다. (경찰이) 내 얘기를 듣지 않았다. 수치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또 김 씨는 클럽과 경찰이 유착해 폭행 피해자인 자신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 주장에 대해 경찰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 이재훈 서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청 홈페이지에 사건 관련 개요와 입장을 게시했다.

이 서장은 출동 경찰관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때렸다고 지목된 자를 자진 출석시킨 것과 공개된 일부 현장 영상이 정당하지 못한 공무집행이라고 보일 소지가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서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으로서는 추가 피해방지 등 초동 조치가 우선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김 씨가 경찰에 사안을 정확이 진술하기보다 폭언과 고성을 지르고, 클럽 입구 쓰레기봉투를 발로 차는 등 업무방해를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클럽 보안요원을 때렸다는 피해 진술까지 있었다고 이 서장은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버닝썬 엔터테인먼트 이성현이문호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소셜 미디어에 클럽 직원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고객의 민원을 받아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저희 직원이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번 폭행 사건과 관련된 클럽 직원은 징계, 퇴사 조치했다고 전했다. 직원에 대한 안전 교육, 보안 관련 매뉴얼 개선 등 향후 재발방지 조치도 약속했다.

논란 새 국면

버닝썬에서 일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강제로 마약 종류 중 하나인 물뽕을 흡입하게 한 뒤 성폭행한다는 논란도 함께 터져나왔다. 앞서 경찰은 이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광역수사대와 합동조사단을 투입했다.

그러던 중 논란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피해자라고 주장한 김 씨가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0“(김 씨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라고 말하는 여성 2명이 지난해 1221일에 고소장을 접수, 피해 진술을 확보하고 피해자와 김 씨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차 조사에서 동영상을 보고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체력이 떨어져서 조사를 받기 힘들다고 중단했다. 이후에는 출석 전날 영상이 조작된 것 같아 믿을 수 없다면서 날짜를 미루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지속되던 중 이번에는 클럽 직원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버닝썬 클럽의 직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30일 오전 6시경부터 손님 B씨를 쫓아다니며 신체를 만지고 입을 맞추려 하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증거물 확보를 위해 버닝썬을 직접 찾았지만 이미 해당 영상은 삭제된 후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또 강남경찰서는 버닝썬에서 지난달 15일 일어난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를 주장한 여성은 버닝썬에서 태국인 남성 C씨와 만나 호텔로 이동해 술을 마셨다. 여성은 약물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확인됐다면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었으나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더 세심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클럽 범죄와

전쟁 선언해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4강남 버닝썬 클럽논란을 두고 정부는 이번 기회에 클럽 범죄와 전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마초, 물뽕, 성폭행, 몰카, 미성년자 출입 등 유흥클럽이 범죄의 온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남경찰서가 이런 중범죄를 방치했다는 것은 유착 가능성을 더 높여준다면서 물뽕, 대마초 공급 네트워크를 일망타진해야 한다. 클럽과 경찰의 유착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버닝썬의 마약 및 경찰 유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은 클럽 내부 페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의혹이 무더기로 제기되자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30일부터 이 클럽 내 성폭행’, ‘물뽕 흡입’, ‘경찰관 유착 의혹등에 대한 집중 내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클럽 일부 CCTV를 임의제출 받아 분석 중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버닝썬 측에 이문호 대표 등 클럽 임직원들의 금융거래 내역 자료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확인된 의혹 건은 없다면서 이르면 이달 말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을 확인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1일 약 7시간 가량 진행된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며 성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씨는 현재 강제추행 외에 업무방해, 폭행, 모욕, 관공서 주취소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도 받고 있다.

버닝썬 측은 물뽕 등 마약을 판매하거나 공급한 사실이 밝혀지면, 즉각 버닝썬의 문을 닫을 것이라며 그와 관련된 민형사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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