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시스템·콜라보·이누키(업종변경)·1인마켓 창업 순

창업과 프랜차이즈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의 자영업자 보호 정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자영업자·소상공인 6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9년 새해 경기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과반수 이상인 55.2%가 지난해에 비해 경영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14.4%는 지난해에 비해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와 유사할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는 29.3%, ‘좋아질 것 같다’와 ‘매우 좋을 것 같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각각 12.9%, 2.6%에 불과했다.

월간 창업&프랜차이즈가 76개 프랜차이즈 본부 대표를 대상으로 2019년 창업경기전망 설문조사한 수치와 비슷하다. 2019년 창업경기전망을 묻는 질문에 32.9%가 창업보다는 페업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28.9%는 다소 주춤하나 창업은 꾸준히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고, 25%는 창업전개가 매우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3.2%만이 경기가 불황이지만 오히려 많은 창업이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경영상황 악화 요인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최저임금 등 인건비 상승(55.2%)을 꼽았다. 이어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부진(30.2%), 금리인상(5.7%), 동종업계 과당경쟁(4.7%) 순으로 응답했다.

프랜차이즈 대표들도 지난해 어려운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슈로 65.8%가 최저임금 상승을 선택했다. 17.1%는 신규창업 부진 및 점포 매출 부진을, 배달앱과 배달료 도입과 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는 각각 6.6%. 마지막으로 임대차 보호법 개정이 이슈였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였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장점에 대한 질문에는 프랜차이즈 대표 중 51.3%가 기술이나 경험 없는 초보창업자들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22.4%는 개인 독립창업에 비해 성공 확률이 높다는 점을, 13.2%는 매출 면에서 독립창업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고객확보가 용이하다와 점포 운영이 편리하다는 각각 6.6%로 나타났다.

2019년 유망할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는 34.2%가 최저임금 상승 속 무인시스템 창업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자는게 주요 콘셉트다. 25%는 업종과 업종 업태가 결합한 콜라보레이션 창업이 트렌드를 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황 속 업종변경(이누키) 창업은 17.1%. 가성비와 가심비를 내세운 숍인숍 창업은 13.2%, 1인마켓 창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10.5%였다.

본아이에프가 론칭한 캐주얼 한식 브랜드 본설은 최근 홀에 무인 단말기 시스템인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손님이 직접 주문하고 결재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인건비에 대한 점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본설의 장점은 쉽고 빠른 조리시스템이다.

여기에 백·홍·황의 3색 육수와 밥·면·만두의 3가지 음식 구성을 통해 기존의 설렁탕과 차별화된 메뉴구성으로 젊은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국내산 한우 사골로 12시간 푹 곤 육수를 본사에서 공급해 매장의 조리시간을 단축시켰다는 점도 장점이다.

배달문화 모든 업종으로 확대
 

현재 일부 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무인시스템 정착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갈길이 먼 상태다. 이러한 틈새 시장에서 2~3년 전부터 발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게 배달 아이템이다. 1~2인 가구 증가와 배달어플 이용자가 증가한 것과 맞물린다. 일부 외식업에 한정됐던 배달중심이 모든 업종으로 확대된 상태다.

반찬가게 창업 프랜차이즈 진이찬방도 최근 배달 서비스를 본격 도입했다. 진이찬방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 후 가맹점 매출이 도입 전보다 최대 2배 이상 상승했다”라며 “소규모 매장으로 배달전문점 창업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진이찬방은 18년의 오랜 노하우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장점이다. 본사에서 직접 산지특산물을 수매해 품질 좋은 식료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데다 적극적인 신메뉴 개발과 초보자도 쉽게 운영이 가능한 조리교육 시스템을 갖췄다.

삼겹살을 곱빼기로 제공하는 배달삼겹 프랜차이즈 고기한끼도 저렴한 창업비용과 안정적 매출로 위험요소를 줄이면서 소자본 창업자에게 관심받고 있다. 35년 이상의 고기를 유통해본 노하우와 삼겹살을 기름에 볶는 독특한 요리방법으로 맛과 가격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낮은 창업비용과 안정적 수요로 인해 점주들의 입소문이 만만치 않은 브랜드다.

업종간 결합한 콜라보레이션 아이템과 전통에 기반을 둔 대중적 외식 아이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선전이 기대된다.

수제돈까스와 잔치국수를 콜라보한 돈까스잔치는 순심이네단팥빵도 샵인샵 매장으로 론칭한 브랜드다. 돈까스잔치의 대표 메뉴는 잔치국수 위에 돈가스가 올라간 돈잔국수와 국물 비빔국수에 돈가스가 올라간 돈비국수다.

돈까스잔치는 올해부터 가맹점 오픈 전략에 변화를 준다는 방침이다. 돈까스잔치 관계자는 “대형 매장 중심에서 벗어나 메뉴 구성과 운영 등을 연구해 소자본 창업자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는 소형 매장 창업으로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차돌은 차돌박이전문점으로 론칭됐지만, 소양념갈비, LA갈비, 꽃살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메뉴도 함께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사이드 메뉴인 된장찌개, 차돌짬뽕수제비, 폭탄계란찜 등도 별미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최근 선보인 신메뉴인 갈빗살과 고소하고 신선한 육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차돌의 슬로건은 ‘기쁘게 오셔서 귀한 고기를 잡수세요’라는 의미의 희래희육(喜來稀肉)이다. 모든 메뉴에 원팩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 부담을 낮추고 초보창업자가 손쉽고 효율적으로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게 장점이다.

가맹점주 열정과 적극성 주목해야

프랜차이즈 CEO 대상 조사에서 예비창업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바로 예비 가맹점주들과의 상담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6%가 예비 가맹점주의 열정과 적극성이라고 답했다. 26.3%는 예비가맹점주의 인성과 인력, 예비가맹점주의 직접 운영 여부와 자사 브랜드에 대한 인식 정도라고 답한 대표는 각각 6.6%였다.

3.9%의 대표는 예비가맹점주의 자본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생존형이 대부분인 국내 창업시장에서 프랜차이즈 본부가 성공을 장담하지는 못한다. 노하우와 시스템이 잘 갖춰진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업자의 열정과 노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만 창업 성공이라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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