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수사 본격화...제약업계 수사 2라운드 시동
리베이트 수사 본격화...제약업계 수사 2라운드 시동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9-02-08 16:19
  • 승인 2019.02.0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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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당국 동시다발 리베이트 정조준...제약사 '초긴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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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제약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위해사범조사단(이하 식약처 중조단)이 지난해 동성제약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로도 또 다른 제약사에 대한 내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반기 검찰수사설까지 돌고 있다.

이외에 공정거래위원회 등도 제약사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를 실시해 업계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약업계는 그동안의 자정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식약처 중조단, 4개 업체 수사 진행 중… "내사 후 압색 가능"

"한해의 시작부터 리베이트 소식입니다. 차짓 우리 회사로(압수수색)나오는 거 아닐까요"

최근 일부 제약사들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한 말이다.

이 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제약사의 경우 퇴사한 전직 영업팀장에게도 소환장이 발부됐다고 한다. 이는 식약처가 조사한 자료가 최근 자료부터 과거에 이르기까지 방대함을 암시한다.

다음 조사 타깃은 어디?   

업계 내외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불법 리베이트를 적발, 색출하기 위한 사정당국의 준비가 사실상 거의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정기 세무조사시 첨단탈세 단속인력이 확충됐다.  전산을 수색하는 디지털 포렌식의 경우 국세청 내 첨단탈세방지 담당관실 내 인력을 70명에서 최대 300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계획으로 하고 있고 검찰 역시 각 고등 및 지방경찰청 내 포렌식 수사팀을 확대설치·운영하고 있다. 공정위 역시 디지털 조사분석과의 인력을 기존 5명에서 17명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고액의 매출할인의 불법 리베이트 자금 조성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한편 학술대회 지원기준에 대한 방안까지 곧 나올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제약업계의 윤리경영 고삐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존 사정당국 외에도 각 지방경찰청들까지 제약업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만 꼬투리가 잡혀도 문제 소지가 있는만큼 진짜 문제가 될만한 소지 자체를 없애고 엎드려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검·경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현재 진행형인 수사도 제약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0월 42억 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국제약품 공동대표 등 임직원 10명과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106명 등 총 127명을 대거 검거했다. 국제약품 건은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돼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안국약품과 명문제약은 최근 또 다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돼 조사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는 지난해 11월21일 안국약품 본사를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안국약품은 지난 2014년에도 고려대 안산병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 일부 의약품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18일에는 명문제약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명문제약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8억 7000만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명문제약은 지난 2012년, 2015년에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돼 과징금 및 약가 인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앞서 식약처 중조단은 지난달 17일 동성제약을 기습 방문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동성제약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의·약사들에게 100억원대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에서다.

식약처 중조단은 지난 2017년 9월 감사원으로부터 270억원대의 불법 리베이트 지급 정황이 있는 5개 제약사를 통보 받아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식약처 중조단은 제약사 4개사에 대한 리베이트에 대해 수사 중이다. 식약처 중조단이 수사 중인 나머지 제약사는 B사, E사, H사, J사 등이라고 전해졌다.

지난달 동성제약의 압수수색으로 해당 제약사들의 이니셜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하자, H사는 "이미 지난 2016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아 종결된 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B사 역시 "자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회사 상황에 대해 확인해보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당시 식약처 중조단 관계자는 "동성제약을 첫 번째 조사대상으로 한 이유는 규모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며 "형평성을 고려할 때 나머지 제약사에 대한 내사를 실시한 뒤 압수수색 조사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조단 수사 과정에서 반드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단 내사를 실시한 후 상황에 따라 압수수색을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리베이트 근절 노력 물거품되나  

국내 제약사들은  2010년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했다. 2014년에는 불법 리베이트가 두 번 걸리면 해당 약에 건강보험을 지원하지 않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전 세계 부패방지 표준인 ‘ISO 37001’ 도입을 추진해 현재까지 14개 제약사가 인증을 획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시점을 대상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리베이트 조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힘을 합쳐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며 “제약사도 리베이트 근절 교육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조사 중인 시기는 과거의 일"이라며 "제약업계에서도 리베이트를 근절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해 이를 자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