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승인허가 신청, 교육부 “큰 문제 없으면 설립 승인될 것”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서 갈라져 나왔던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가 사단법인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유재산을 강조하는 한유총이 정부와 대화채널이 막힌 가운데 한사협이 사립유치원을 대표해 교육부의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란 전 한유총 서울지회장 대표 체제
승인기준 회원수 50명 이상은 넘겨, 총 회원수는 비공개
지난 8일 서울시교육청과 한사협에 따르면 한사협은 지난달 21일 서울시교육청에 사단법인 승인허가를 신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무실 실사와 정관 및 회원 사실 여부 등을 검토했다.
사단법인 한사협의 대표는 박영란 전 한유총 서울지회장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사협은 박 전 지회장 외에 2인을 추가해 3인을 공동대표로 추대할 계획이었지만 민법상 사단법인의 대표는 1인으로 제한돼 있어 박 전 지회장이 대표를 맡게 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승인 기준인 회원 수 50명 이상을 넘겼고 사단법인 승인 설립에 관한 요건들을 대부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단법인과 비교해 사단법인은 설립 요건이 어렵지 않아 큰 문제가 없으면 설립승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영리 사단법인은
특정 집단 대표 의미
비영리 사단법인은 민법에 의해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모임이나 조합과는 다르다. 용역과 연구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법에 의해 주무관청으로부터 허가를 얻었기 때문에 특정집단을 대표한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한사협이 사단법인 허가를 획득하고 한유총이 설립허가가 취소되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사립유치원 공공성강화 전선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사립유치원을 대표해 왔던 한유총에 대해 교육부가 실태조사와 검찰 고발을 거쳐 사단법인 승인허가 취소를 고려하고 있는 데다 사유재산권을 강조하고 있는 한유총을 교육당국이 만나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사협은 한유총과는 달리 “집단 휴·폐원은 없다”며 교육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어 교육부가 협상 파트너로 인정할 경우 한유총의 대항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사협은 지난해 12월 21일 국회서 열린 출범 기자회견에서 “집단 휴원이나 폐원에 동참하지 않겠다”라며 “한사협은 아이들을 볼모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교육풍토를 중지하고 정상적인 유아교육에 몰입하겠다는 원장들이 모인 조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민주당·교육부와
수차례 만난 한사협
한사협 관계자는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실무진 차원에서 교육부와 수차례 만남을 가졌다”며 “특별하게 사유재산을 인정해 달라 이런 것은 요구하지 않았다. 지금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뭔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사협은 더불어민주당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별위원회와 지난해 12월 27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남인순 민주당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위 위원장은 공개발언에서 “한사협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유총 강경파와 달리 ‘(정부와) 협력관계로 나가겠다’, ‘집단 휴업·폐업 안 하고 유아3권을 보장하겠다’고 했다”며 “제안사항은 교육부에 전달해 적극 점토하고 지속적으로 소통·대화해 유아들이 행복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장현국 한사협 대표는 “한사협은 유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교육자적 마인드를 가진 사립유치원 원장들과 설립자들의 단체”라며 “교육당국과 대립관계를 청산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우리 사립유치원이 안고 있는 문제는 복잡하지 않다. 첫째는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 도입 여부, 둘째는 유치원 폐업에 대한 태도 문제”라며 “두 가지 이슈만 해결되면 모든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교육자적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사협이 한유총 대항마로서 교육부와의 협상테이블에 마주하기 위한 관건은 결국 얼마나 회원수를 늘리느냐다. 한유총 소속 회원들이 한사협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대항마를 넘어 한유총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한사협은 한유총에서 탈퇴한 유치원 설립자와 원장들이 만든 단체로 당초 1월까지 회원 1000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원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사협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한유총에 회비를 낸 회원들이 많고 올해부터 우리에게 회비를 몇 명이 냈는지가 집계돼야 하는데 아직 정확한 집계가 없다”면서도 “우리 회원의 대부분이 한유총에서 넘어온 분들이다. 더 추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