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출당 촉구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 주최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공청회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뒤엉켜 일대 혼란이 일었다. 

극우 논객으로 알려진 지만원씨가 발제자로 나선 공청회장 내부에서는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지만, 공청회 밖에서는 반대 시민들의 거센 항의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빨갱이", "매국노" 등 원색적인 비난이 오가며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공청회 장소인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은 계단에 앉아 공청회 시작을 기다렸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백승주·이완영 한국당 의원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는 10년 20년 후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라며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한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화된 사실을 근거로 북한군 개입 여부를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라며 "5·18 역사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우파 자유 보수의 가치는 어디있겠는가. 우리가 진상을 반드시 규명해내야 한다"라고 했다. 

축사가 이어지던 중 6~7명은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 '광주를 모욕하지 말라' 등이 적힌 손푯말을 펼쳐 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청회 참석자들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육두문자가 오갔고,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주최 측은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일부 인원만 제한적으로 입장시켰다. 공청회장을 나서려는 사람에게 "나가면 돌아오기 힘들다"라고 말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소란 속에 주제 발표를 시작한 지씨는 "5·18 역사는 좌익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다 증명이 됐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모든 국민에게 알리느냐"라며 "모든 국민이 이걸 알면 감쪽같이 속아왔고 그들에게 충성하고 세금 뜯기고 사는 게 분해서 분노해서 일어설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9일 전날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공청회'를 열고,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출당을 촉구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을 향해 "광주의 원혼을 모독하고 광주 시민의 명예를 더럽힌 한국당 의원들을 당장 출당 조치하고,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께 사죄하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김진태·이종명 두 의원이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국회로 불러들여 5·18 공청회를 벌였다"며 "지씨는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라느니 '전두환은 영웅'이라느니 말도 안 되는 망언을 늘어놨다"고 했다.

그는 "지씨의 얼토당토 않은 말에 굳이 주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그의 말들은 이미 여러 차레 법적 심판을 받은 바 있고, 5·18 주장과 관련해서는 수차례의 고발로 추가적인 처벌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지씨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불러들이고도 모자라 지씨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더 강한 어조로 5·18 민주화운동과 유공자들을 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종명 의원은 "논리적으로 5·18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는 것을 밝혀내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당 원내대변인인 김순례 의원은 "종북 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들을 모욕한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냐"며 "한국당이 한 줌도 안 되는 냉전수구적 극우 인사들의 시대착오와 역사 착란에 기댄다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