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컵 2019 KB금융 아이스하키 챌린지에 출전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레거시컵 2019 KB금융 아이스하키 챌린지에 출전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일요서울 | 김태산 기자]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강릉하키센터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 이뤄진 세대교체와 함께 한일전에서 거둔 승리로 의미가 크다.

백지선(52)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 강원하키센터에서 벌어진 '레거시컵 2019 KB금융 아이스하키 챌린지'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에릭 리건(31·한라), 박상진(30·하이원)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앞서 라트비아, 카자흐스탄에 2패를 당한 한국은 첫 승을 거두며 1승2패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원하키센터에서 거둔 첫 승리로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강릉하키센터 개장 이후 8차례 경기를 가졌지만 승리가 없었다. 

2017년 2월 개장 기념으로 열린 러시아 25세 이하(U-25) 대표팀과의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모두 졌고, 평창올림픽에서 4패를 기록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라트비아, 카자흐스탄에 2연패를 당했다.

더불어 일본전 4연승의 상승세를 이었다. 한국은 2016년 4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A에서 34년 만에 일본을 상대로 첫 승(3-0)을 신고했고, 이날까지 4연승을 달렸다. 

일본전 상대전적은 1무19패의 압도적 열세에서 4승1무19패가 됐다.

백지선 감독은 지난해 올림픽 이후 젊은 피를 통한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췄다.

올림픽 이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송형철(23·한국체대), 이연승(24·대명), 이총현(23·한라) 외에 이종민(21), 김형겸(25), 정종현(24·이상 대명)을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격 발탁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에서 두 차례 파워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기회를 잡았지만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김기성(34·한라)의 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은 골리에 막혔다. 

1피리어드를 0-0으로 마친 한국은 2피리어드 중반 균형을 깼다. 2피리어드 종료 7분41초를 남기고 리건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일본의 네트를 흔들었다.

3피리어드 13분40초를 남기고 알렉스 플란트(한라)가 퇴장당해 숏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 

플란트는 9분여를 남기고 한 차례 더 퇴장을 당했지만 이번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세에서 종료 8분13초 전에 박상진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박상진은 베스트플레이어에 선정됐다.

골리 맷 달튼(33·한라)은 눈부신 선방으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는 동안 단 1실점으로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평창올림픽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대회는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일본과 함께 4개국 친선으로 치러졌다. 카자흐스탄이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강릉하키센터를 한국 아이스하키의 메카로 만들어 유지·활용하겠다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정몽원 협회장의 의지로 열렸다.

협회는 평창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종목의 메인 경기장으로 사용된 강릉하키센터의 유지와 활용을 위해 지난달 30일 2019년 대의원 총회에서 '2018 평창올림픽의 유산인 강릉하키센터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유지해서 이를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한 요람으로 삼겠다'는 요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아이스하키인들을 중심으로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태스크포스팀(TFT)을 결성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TFT를 중심으로 강릉하키센터의 운영권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9일부터는 한국, 라트비아, 헝가리 여자대표팀이 같은 장소에서 'W 네이션스 챌린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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