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치러진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소위 ‘범보수우파’ 진영은 젊은 층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그런데도 선거전 막판마다 소위 ‘골든크로스’를 외치며 마치 역전 분위기로 몰고 간 것은 치밀한 전략일까, 그들만의 착각일까? ‘세대교체’를 넘어서 ‘시대교체’까지 거론되는 지금, 그 주역이 될 젊은층으로부터 외면받아 온 범보수우파는 과연 시대교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예전엔 일부 청소년들의 휴대전화 중독을 걱정했지만, SNS 전성시대인 지금은 오죽하면 “Phono Sapiens”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유튜브로 대변되는 모바일 개인 미디어와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같은 개방형, 폐쇄형의 각종 SNS가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럼 “카톡, 밴드로 자유롭게 소통하니 청년층을 잘 이해하고 있다구요?”

오랜 아날로그식 산업시대를 거쳐 온 지금의 기성세대는 각종 SNS나 인터넷 매체 등을 잘 활용하여 소통한다는 이유로 젊은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젊은층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부족으로 인하여 정책 수립 방향의 실패와 경제, 사회적 비효율이 발생하는 사례들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본질’ 그 자체보다는 ‘현상’에 훨씬 강하다. 즉 같은 현상도 기성세대들은 합리적, 이성적인 이해 과정을 거친 다음에야 받아들이게 되지만, 모바일에 체화되어 있는 젊은층은 ‘직관’ 그대로 받아들인다. 즉, ‘옳고 그름’보다 ‘좋고 싫음’이 먼저 들어오다 보니 좋은 것, 재미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메카니즘으로 자연스레 바뀐 것이다.

그렇다. 답은 바로 ‘직관’이다. 기성세대들이 중요시하는 ‘본질’은 그 자체로 덜 중요해서가 아니라, 미처 ‘본질’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통찰과 사고를 하기에는 너무나 보기 좋은 것과 새로운 것들이 넘쳐난다.

정치 현상에 대한 이해나 산업,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가 흔히 하는 말 가운데 “요즘 청년들은 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 해서 큰일이다.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다. 그들의 눈높이만 낮추면 갈 곳은 많다”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과연 어느 누가 지금처럼 임금격차와 눈높이 미스매칭이 고착화된 현실 앞에 “눈높이만 낮추면 갈 데가 많다. 네 눈높이만 낮춰 봐라”라고 청년의 면전에서 험한 일자리를 강요할 수 있는가?

정치나 정치권, 선거도 매한가지다. 과연 보수우파 진영의 청년정책과 공약이 부족하거나 나빠서 그리 외면당했을까? ‘메시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직관적 사고와 행동이 강해질수록 ‘메신저’ 자체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모바일시대의 역설”을 그들만 모르는 것인가? 개인 모바일 미디어 시대의 한복판에서 젊은층의 ‘직관’적 사고와 ‘이미지’적 접근법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통한 ‘메신저’ 자체에 대한 교체와 혁신이 없는 한, 좋은 정책과 선언적인 구호만으로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스타들이 대거 주연,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폭망한 영화! 이후 심기일전하여 “반문연대, 보수대통합”이라는 기치 아래 올드 스타들을 주연, 조연으로 총출동시켜 대작을 만든다면, ‘직관세대’ 관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거라는 기대라도 하는 것인가? ‘직관세대’의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들은 오로지 ‘올드 스타’라 쓰고 ‘그 나물의 그 밥’이라 읽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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