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남, 70세)에게는 장남 B씨(45세), 차남C씨(42세), 막내딸 D씨(36세)가 있고, B씨에게는 아들인 b(15세), C씨에게는 딸 c(14세), D씨에게는 남편 d(40세)씨가 있다. 그런데 아들 B씨가 아버지인 A씨를 살해하기 위해 A씨의 자동차 브레이크를 일부러 고장 냈다. 마침 A씨는 딸 D와 함께 자동차를 몰고 나갔다가 브레이크 파열로 낭떠러지로 떨어져 함께 사망하였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차남 C씨는 모든 게 재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고 허탈한 마음에 상속을 포기하였다. A씨에게는 상속재산으로 10억 원이 있었다. 이 경우 b, c, d는 각 얼마의 상속분을 받게 되나?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는 대습상속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습상속은 동시사망의 경우도 포함되므로 피상속인(할아버지)과 그의 직계비속(딸)이 동시에 사망한 경우는 직계비속의 상속권자(배우자)는 직계비속(딸)의 상속분에 대하여 대습상속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01. 3. 9. 선고 99다13157 판결1) 이 판례는 유명한 대한항공기(KAL) 괌 추락사고로 인한 상호신용금고 회장의 유산 1천억 원과 관련된 상속 소송 사건이다. 이 소송에서 동시사망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대습상속이 가능하다고 보아 사위가 유산전체를 상속하였고,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들이 패소한 사건이다.).

B씨의 경우는 피상속인을 살해한 자이므로 상속결격자에 해당한다(민법 1004조). 하지만 상속결격자는 대습상속의 장애사유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결격자의 상속인(자녀)은 대습상속이 가능하다. 결국 위 사례에 있어 손자 b와 사위 d는 각 대습상속을 받게 되고, 상속포기를 한 C씨의 자녀인 c만 대습상속을 받지 못한다. 결국 b와 d가 각 5억 원씩 상속받게 된다.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민법 30조). 따라서 이 경우 그 2인 중 하나가 상속인이고 나머지가 피상속인인 경우에는 상속이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속은 피상속인이 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해야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동시사망의 추정을 뒤집지 못하는 한 상속인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죽은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나게 된다.

동시사망의 추정

예컨대 A씨는 미혼의 자녀 C씨와 같은 비행기로 여행하다가 추락하여 모두 사망하였는데, A씨에게는 재산이 10억 원이 있고, C씨는 재산이 하나도 없었다. A씨에게는 처인 B씨와 어머니 D씨가 있다. 이 경우 A씨와 C씨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C씨는 상속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상속인 자격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결국 배우자인 B씨와 직계존속인 D씨는 법정 상속지분대로 상속하게 되어 B씨는 6억 원(10억 × 0.6), D씨는 4억 원(10억 × 0.4)을 각 상속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동시사망의 추정이 깨졌을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예컨대 같은 비행기 사고였지만 극적으로 직계비속인 C씨가 생존하여 병원에 실려 갔다가 1시간 뒤 사망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에는 일단 상속인이 배우자인 B씨와 자식인 C씨에게 상속권이 생기고, 직계존속인 D씨는 상속권이 전혀 없게 된다. 그리고 C씨가 1시간 뒤 이어서 사망하였으므로 그의 직계존속인 B씨가 C씨 몫까지 모두 상속하게 된다. 결국 B씨가 10억 원을 모두 상속하게 된다.

 

1)의 판례는 유명한 대한항공기(KAL) 괌추락 사고로 인한 상호신용금고 회장의 유산 1천억원과 관련된 상속 소송 사건이다. 이 소송에서 동시사망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대습상속이 가능하다고 보아 사위가 유산 전체를 상속하였고,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들이 패소한 사건이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부동산, 형사소송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2018년, 박영사)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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