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성거래 의혹-허창수 GS그룹 회장 일가

GS그룹(회장 허창수)의 도 넘은 내부거래가 포착됐다. 특히 이 내부거래를 통해 허 회장의 친인척들이 고배당을 받은 사실이 [일요서울] 취재결과 확인되면서 거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아이티엠과 계열사 사이 내부거래금액은 810억 원 이상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GS아이티엠은 허 회장 친인척들이 거의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일각에선 허 회장이 친인척들 배를 불려주기 위해 지나치게 내부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고질적 병폐인 지원성 거래라는 주장이다.

GS아이티엠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서홍(33)씨,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아들 선홍(12)군 등 허 회장 친인척들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GS아이티엠 최대주주는 서홍씨로 22.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선홍군은 12.74% 지분을 가진 2대 주주다.

허창수 회장 아들인 윤홍씨도 8.4%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아들인 준홍씨 또한 7.1% 지분을 가지고 있다. 허용수 GS홀딩스 전무도 6%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아들인 허세홍 전무는 5% 이상 나머지 친인척들이 5% 미만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GS아이티엠, 오너가가 100% 지분 취득

GS아이티엠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설립과 동시에 아이티맥스와 코스모아이넷에서 관련 사업을 양수했으며 2006년 GS그룹으로 계열 편입됐다.

이후 GS아이티엠 전체 매출 중에서 GS그룹 계열사에 대한 비중은 평균 85%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 3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아이티엠은 2010 회계연도에 GS그룹 계열사를 통해 817억4476만 원 어치 상품·용역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563억4330만 원 보다 약 45.08% 늘어난 액수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일반 기업들이 전년대비 45%의 성장을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GS아이티엠의 매출 증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S아이티엠의 당기 특수 관계자와의 거래내역은 31건으로 이중 GS칼텍스가 423억3402만 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 기여도를 보였다. 그 뒤를 이어 GS리테일이 98억8568만 원, GS홈쇼핑이 77억9261만 원, GS텔레서비스가 50억3002만 원을 차지했다.

이처럼 GS아이티엠의 작년 전체 매출 1012억282만 원 중에 약 80% 이상이 주요 계열사 간 거래다.

이 같은 내부 거래를 통해 급상승한 매출은 고스란히 허 회장의 친인척들에게 주주 배당금으로 돌아갔다. GS아이티엠은 2008년 첫 배당을 실시했는데 당시 배당률(1주당배당금)은 40%(2000원)였다.

그리고 작년 60%(3000원)로 급등, 2년 사이 20%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허 회장 일가의 ‘오너가 배불리기 식’ 경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GS그룹 계열사 중 오너가가 지분을 다수 획득한 정산이앤티, 켐텍인터내셔날, GS네오텍, 승산, STS로지스틱스 등 사이에선 그룹 간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신장이 이뤄지고 있다.


GS, 문제성 내부거래 의심 사례 7건

또한 GS홈쇼핑은 부당 주식거래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허 회장이 오너가의 경영 세력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내부거래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재벌총수 일가의 문제성 주식거래의 실태’ 리포트에서도 “GS그룹의 문제성 주식거래로 의심되는 사례는 총 7건에 달한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특히 채 연구원은 GS그룹과 GS아이티엠의 내부거래에 대하여 “지원성 거래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GS아이티엠은 허서홍을 비롯한 가족이 설립 시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2006년 10월 허광수가 지분 5%를 1억5000만 원에 방준오(친척)에게, 지분 7.5%를 허선홍에게 매각했다”며 “2009년 말 지배주주 일가가 93.34%를 보유 하고 있기에 지원성 거래 의심 사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 연구원은 “기업집단별로 약간의 성격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해당 기업의 영업내용은 그룹 내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며 “정보통신분야가 기업의 한 축을 차지하고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이유로 정보통신업무를 아웃소싱하게 되면서, 관련 사업을 지배주주 일가가 유용하는 사례가 만연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IT서비스 회사는 그룹의 IT업무를 담당하여 지배주주 일가에게 꾸준하고 안정적인 현금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재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원성 거래의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GS가 지주회사이다 보니 계열사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며 “계열사 간 거래를 일일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원성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공지된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섣부른 의혹 제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이지영 기자] sky1377@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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