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류동 바위글씨
옥류동 바위글씨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서울시는 종로구 옥인1구역에서 발견된 '옥류동' 바위 글씨를 시 지정문화재로 등록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옥류동 바위 글씨는 한국일보사가 1989년 출판한 책 '서울 육백년'(225면)에 사진으로 기록됐다. 또 동호회 '한국산서회 인문산행팀' 제보로 종로구 옥인동 47번지 바위 능선 일대에서 실물이 처음 확인됐다. 

시는 조선시대 문인들의 생활을 상징하는 유물로 문화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해 시 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시는 "이 바위 글씨가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옥류동을 상징하고 현재 '옥인동'이라는 동(洞) 이름이 '옥류동'과 '인왕동'을 합쳐 부르면서 생겼다는 사실을 지도보다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시는 또 "옥류동 바위 글씨가 세간에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로 알려져 있으나 김수흥, 김창협 등 글씨 주인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이 분분해 추가적인 고증과 함께 이 일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옥류동은 17세기 이래 김수항과 김창협과 같이 당대 최고 문인들이 시문을 짓고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 일섭원시사(日涉園詩社) 등 문학모임이 이뤄진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시 관계자는 "종로구 옥인동은 오랜 갈등을 매듭짓고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막 시작한 지역으로 옥류동 바위 글씨 발견이 역사문화마을도시로의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종로구 옥인동 (관리형)주거환경개선사업구역은 재개발 관련 갈등이 심각했던 지역이다. 2007년부터 재개발 사업 추진을 원하는 조합과 한양도성의 옛 기억을 보전하고자 하는 지역·시민사회가 대립했다.

그간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돼다 2017년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을 위해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이 해제됐다. 이후 조합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극도로 고조됐다.

이에 시는 시·조합 간 갈등조정 심층면담(40회), 지역·시민사회단체 등 이해당사자 갈등조정간담회(15회), 총괄코디네이터 파견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주민과 조합의 요구를 반영한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김승원 서울시 재생정책기획관은 "역사문화자원 보존과 함께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착실히 진행해 옥인동을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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