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신년에는 큰 선거가 없다. 그렇다고 선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월에 있다. 4월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다. 그 다음 달에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있다.

선거는 정치의 꽃이다. 하지만 출마자들의 경우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인생사와 정치 경력에 대해 유권자들의 냉철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운명이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을 맞게 된다. 정치권에서 밥을 먹은 지 20년이 다 돼 가지만 크든 작든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선거라는 게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예측하는 데 두 가지 기준점은 갖고 있다.   하나는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맺은 인간관계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하기 마련이다. 경조사가 대표적이다. 한 만큼 돌려받는다.

자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낙점을 받아야 하는 원내대표 선거가 그렇다. 동료 의원들이 선출하다보니 국회출입기자들조차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함부로 예측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출마하는 후보들이 세세하게 맺은 동료 의원들과 인간관계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부 기자는 정치적 확률 게임을 하지만 동료 의원들은 출마자의 개인사뿐만 아니라 성격, 이해관계, 개인적 친분까지 다양한 이유로 표를 던진다. 여의도 밖에서 예측한 결과와 다른 의외의 인물이 당선되는 경우가 적잖다. 지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그렇고 비주류 이종걸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때가 좋은 예다.

반면 당원과 국민들이 섞여서 뽑는 당대표 선거와 지역 주민들이 선출하는 국회의원 선거는 또 다르다. 당심에서 이기고 있다고 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민심은 당심과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당심’에서 이겼지만 ‘민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해 대선 후보가 안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당대표, 비대위원장 등 당세가 강한 박 전 대통령이었지만 민심은 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런 차이는 무엇일까. 박 전 대통령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서 당내에서 인정은 받았지만 국민들에게 비칠 때는 이 전 대통령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선 옳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선거에서는 잘해주는 사람이 승리할 수 있지만 큰 선거에서는 인간적 정리를 따지는 사람보다는 ‘맞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선택을 받는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마찬가지다. 고위 공직에 나서는 후보가 ‘내가 여당 후보니까...’, ‘내가 지역주민에 잘해줬는데..,’, ‘내가 노동자 대표니까’로 승부수를 띄우면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최소한 옳은 소리, 맞는 소리를 해야 한다. 옳은 소리는 늘 반발을 동반한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누군가는 대부분 자신을 지지한 지역 유지나 권세가나 기득권층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2% 싸움으로 귀결되는 이유다.

선거에 나서는 모든 후보들은 유권자들과 인간관계를 잘 맺으려 한다. 하지만 옳은 소리는 다르다. 출마하는 정당에 따라 정파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은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이 승자의 잔을 들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더 이상 봉숭아 학당 반장 수준의 인사가 국민 대표, 정당대표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