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시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자유한국당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대표 도전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의원이다. 지난 12일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까지만 해도 기존 후보들의 보이콧 선언으로 ‘반쪽 전당대회’가 될 뻔했지만 오 전 시장의 보이콧 선언 철회로 정상적인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일요서울은 오세훈 전 시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이콧 철회 후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유와 각오는?

▲제가 등록 거부 약속에 묶여 출마하지 않으면 개혁보수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투표할 곳이 없다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되기 때문에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련의 상황을 보며 자유한국당이 국민 전체 위에 봉사하는 당이 아니라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5·18 공청회 사건에서 보듯이 보편적인 국민정서까지 무시한 채 무모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당이 되고 있다. 당이라는 것은 다양한 이념지형을 다 아우를 수 있는 포괄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 중 저를 제외한 두 분의 후보는 이념형 지도자다. 한 분은 정치권에 들어올 때 통진당 해산을 가장 큰 업적으로, 다른 한 분은 태극기집회와 함께하며 강인한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을 관리할 책임자를 뽑는 대표선거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 당선되는 후보의 브랜드가 당의 이미지를 좌우하게 된다. 과연 중도층에 호소력 있고 매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정당이 어느 정당이냐, 이 점을 생각해 볼 때 이념형은 곤란하다. 강성보수인 황 전 총리와 김 의원 간 경쟁으로는 총선에서 수도권 필패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탈환을 위해, 또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빙자한 정치보복과 드러나는 부패, 무능력과 오만에 대한 분노로 당이 우경화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막고 생활정치를 보듬는 그런 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출마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의원과 함께 3파전이다. 당선을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개혁보수인 제가 표의 확장성이 제일 크다는 점은 이미 다 인정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은 물론 침묵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통보수가 아닌 개혁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을 어필한다면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당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경쟁상대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의원의 장단점을 설명한다면? 

▲황교안 후보는 그동안 걸어온 길이나 활동한 이력을 보면 정통보수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것들이 보수 전통지지자들에게 다소 지지를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황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 국무총리를 했기 때문에 가슴팍에는 ‘박근혜’라는 세 글자가 적혀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선 중도층과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하는데 황교안 후보가 가지고 있는 정통보수, 강성보수 이미지로는 어렵다. 표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김진태 의원의 경우 태극기 집회에서 활동을 오랜 기간 한 점이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극우화된 행동이나 발언들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에서 볼 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결 방안이 있나? 

▲‘친박’, ‘친이’로 나뉘어 싸워 온 지난 10년의 ‘패거리 정치’를 청산하고 과감한 개혁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해야 한다. 저는 그동안 초계파, 탈계파의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님에도 뭉텅이 표가 모인 계파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해야 당대표가 되어서 계파를 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정치적 실리를 위해 어느 계파를 자임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의지다. 때문에 저는 계파 논쟁에서 자유롭다. 그만큼 잘 해낼 수 있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얼마 전, 몇몇 의원들의 복당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직은 당 내부로부터 일정부분 반감이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러나 보수 지지층에서는 총선이든 대선이든 ‘분열하면 필패’라는 위기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보수우파와 우파시민단체까지 단일대오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보수가 승리할 수 있는 당위론이다. 다만,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인위적 통합은 또다시 분란에 휘말릴 수 있다. 정치공학적인 결합은 지지자들이 바라는 보수통합의 길이 아니다. 가치 중심으로 대통합해야 한다. 보수 공통의 가치를 확립하고, 이를 토대로 하는 내부의 통합을 시작으로 동심원의 원리로 외연을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개혁’ ‘혁신’과 먼 자유한국당, 어떻게 바꿀 생각인가?  

▲우리는 이미 보수당의 몰락을 넘어 보수진영 전체의 붕괴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제 ‘사람’이 아닌 ‘가치’ 중심의, 특정인이 아닌 시스템 그리고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진정한 미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보수의 가치를 확립하고 이를 토대로 총선 승리, 정권탈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 ‘정직한 보수’, ‘합리적인 보수’, ‘유능한 보수’, ‘따뜻한 보수’로 변했다는 모습을 국민들께 확실히 보여드릴 수 있어야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환골탈태하여 가치와 비전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과 공천에 대한 생각은?

▲‘공천이 총선승리의 전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천에 정답은 없지만 총선 승리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할 것이다. 당선 가능성만 보고 공천을 하면 인적쇄신이 약하게 보일 수 있다. 당 지지율이 침체한 상황에서 좋은 사람들이 응모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국민 관심을 받는데 성공한 공개 오디션 방식은 일부 보완이 필요하고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전략공천은 상징적 지역에 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선 가능성과 공개 오디션, 전략공천을 혼용해서 국민들에게 관심과 지지받는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바람직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총선 출마 계획은?

▲최근 당의 요청으로 서울 광진을 조직위원장을 맡았는데 이곳은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단 한 번도 우리 당 후보가 당선돼 본 적이 없는 유일한 곳이다. 우리당으로서는 험지지만 개의치 않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다. 

-당원,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1년 9개월 만에 문재인 정권은 우리 대한민국을 중환자로 만들어 놓았다. 김정은 대변인 같은 대통령의 처신에 국가안보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제, 탈원전정책 등 아마추어 경제실험으로 빈곤층은 몰락했다. 김태우·신재민 등 양심적 내부고발자에 의해 정권 부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딸 가족은 해외로 이주하고 영부인 절친 손혜원 의원의 투기의혹에 최측근 김경수 지사는 실형까지 받았다.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여기저기 들려온다. 그런데도 민주당 대표는 ‘20년 장기집권론’을 운운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렇게도 오만한 것은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5시간 단식’이 전 국민의 조롱거리가 됐다. 웰빙정당 이미지로는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여기에 보편적인 국민들의 정서까지 무시한 5·18 공청회 발언에 등 우경화되는 그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주일 사이 당 지지도가 3.2%나 빠졌다. 중도보수, 합리적보수 이미지를 가진 제가 당의 체질부터 바꾸겠다. 민생을 돌보는 민생정당으로 탈바꿈 시키겠다. 야당성을 회복해 강한 야당으로 당을 변화시켜 무능하고 오만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승리해 과반의석을 차지해야 한다. 저의 표 확장성은 이미 다 인정하고 있다.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승리하고 정권탈환 할  수 있는 오세훈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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