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수은)이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영구채 처리 방안을 고심중인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의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최근 2조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관련 협상을 시작했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조선 영구채 금리 등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 가자는 게 이번 협상의 주목적"이라며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3월8일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때에 맞춰 협상을 마무리 짓는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당초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만 인수하면 나머지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은이 보유한 영구채에 대해서는 1% 금리가 쭉 유지될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가 막상 보니 나중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대우조선의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전환권 행사가 어려우며 주가희석을 고려해 지분을 팔더라도 단계적으로 매각할 것이라는 게 수은의 생각이다. 수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CB의 전환권 가격은 4만350원인 반면 현 주가는 3만원대 초반이다.

수은 관계자는 "2조3000억원이라는 돈을 그냥 묶어 놓을 수는 없으니 회사 가치가 올라간다면 전환권을 행사해 조금씩이라도 빠져나올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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