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3차장검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구속 기소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3차장검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구속 기소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지난해 양승태 행정처 시절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바쁜 시간을 보냈던 검찰 특수수사가 올해에도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 수사로 인해 쉼 없이 달릴 계획이다.

17일 검찰에 의하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번 달 안으로 사법농단 의혹에 휩싸인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처분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불구속기소 해 8개월여간 이끌어 왔던 사법농단 수사를 한 단계 마무리지었다. 이 밖에 사법농단 의혹에 연관 있다고 여겨지는 또 다른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처분이 마무리되면 법원 내 인사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사가 일단락되는 셈이다.

검찰은 먼저 100여명의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기소 여부 검토를 살펴본 뒤 이달 안에 처분 범위를 정한다는 입장이다. 이후에는 옛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부 배당 조작 등 추가 의혹에 대한 수사와 정치인의 재판 청탁 의혹 등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대두됐던 법원 외부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검토될 예정이다.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위급 책임자들이 재판에 회부되고, 실무를 담당한 법관들에 대한 처분까지 모두 처리된다면 지난해부터 8개월여간 진행됐던 사법 농단 수사는 큰 틀에서 완료된다.

하지만 검찰의 특수수사의 시계는 올해에도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에 배당하고 기록을 검토하는 등 수사 준비 단계를 거쳤다. 검찰은 배당 한 달 만에 삼성 바이오로직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자료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검찰은 사건의 특성상 회계·재무 자료 등 객관적인 물적 증거를 빠른 시기에 확보해서 시간을 갖고 자세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여겼고, 이와 함께 관련자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1일 평검사 정기 인사를 통해 수사를 담당한 특수2부 인원을 총 18명으로 늘렸다. 기존 특수2부 인원이 8명이었던 점에 미뤄보면 수사인력을 대폭 증가시킨 것이다.

특히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검찰이 이같이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됐고,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비춰봤을 때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 등으로 인해 사실상 계속해서 수사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끝났지만 대형 특수수사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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