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17일 규제샌드박스와 관련해 "규제샌드박스 신청이 올라간 건수 대비, 통과된 개수가 미흡하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진행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기대해 비하면 사실 조금 미흡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규제샌드박스라는 것은 일단 시도해보라는 것이 원래 (제도의) 취지"라면서 "저는 일단 (신청한 것은) 다 통과시켜주는 것이 (정부의) 기조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청 사업 가운데 일부 사업만을 승인해주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규제샌드박스의 본래 의미를 살릴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1일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 등 4건의 규제 특례 안건을 통과시켰고, 과기부는 14일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 장치 등 3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장 위원장은 정부의 규제 혁신 시도에 대해 "장·차관들이 신경을 쓰는 규제는 그래도 개선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기업 환경에서 문제가 있는 아주 자잘한 규제들, 깨알같은 규제들이 더 많다"고 개선의 여지가 불투명한 규제들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장 위원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기업·중견기업인 대표 초청 간담회를 언급하며 "더 발언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어쩔 수 없이 끊어야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100개의 회사가 있으면 100개의 스토리가 있다. 개별회사 입장에서 보면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며 "그 중 반 이상이 다 규제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 성장을 추구하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서 규제샌드박스가 갖는 의미에 대해 "규제샌드박스가 만능의 도구는 아니지만, 이 도구를 활용하는 혁신가들, 창업가들, 기업가들, 발명가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사회가 제공하고, 포용한다면 혁신성장에 굉장히 중요한 씨앗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있다고 포기하지 말고, 규제샌드박스로 도전해보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는 게 중요하다"며 "가령 게임 산업에 여러 규제들이 있는데 한 회사도 (신청을) 할 수 있지만 게임산업협회 등 관련 협회가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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