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광주시청사 앞에서 금속노조 현대, 기아차지부가 사업 추진에 반발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1일 광주시청사 앞에서 금속노조 현대, 기아차지부가 사업 추진에 반발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생산이 수년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실적이 악화하자 최근에는 채용을 중단하는 상황에까지 처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과 노사갈등 역시 자동차업계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임금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말 진행하던 비정기 생산직 채용절차를 중단, 12월 노조에 통보했다.

기아차의 신입사원 초봉은 약 5500만 원이지만 750%의 상여금 등을 제외하면 올해부터 1000여 명이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한다. 사측은 상여금 750% 중 600%를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안과 750%를 통상임금으로 적용하되 600%를 매월 50%씩 분할 지급하는 안 등을 노조에 제시한 상태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노조와 '광주형 일자리'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광주형 일자리'를 '노동적폐 1호'라고 평가하며 현 정부와 광주시, 현대차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노총 2월 총파업과 연계해 대정부 투쟁을 확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노조는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 466만 대 중 70여만 대가 유휴시설인데 광주에 10만 대 신규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망하는 길로 가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대차가 이 공장을 통해 경형SUV를 위탁제조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국내 경차시장은 2017년 14만대에서 지난해 12만7431대로 매년 축소되고 있다"며 "광주형 경차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금지하는 WTO 협정으로 인해 해외 수출도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철수설과 군산공장 폐쇄, 연구개발법인 분리 등으로 부침을 겪었던 한국지엠은 좀처럼 내수판매가 회복되지 않아 부평공장 생산량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지엠의 내수판매는 50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6% 감소했다. 특히 부평공장 주력 생산차종인 말리부가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말리부 판매량은 1115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5% 뒷걸음쳤다.

르노삼성은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북미수출용 닛산 '로그'의 계약이 오는 9월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노조 파업 등의 이유로 르노 본사와 후속모델 배정을 위한 협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30여 차례 부분파업을 진행, 역대 최장 파업 기록을 쓰고 있다. 

한편 2011년 465만7094대였던 국내 완성차 생산은 2012~2015년까지 450만 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6년 422만8509대, 2017년 411만4913대, 2018년 402만8834대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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