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구동방식을 두고 올해 초부터 설전을 벌였던 삼성과 LG가 다음달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에 3D TV 판매량을 두고 또 다시 일전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올해 들어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 3D에 올인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선진 시장인 미국와 유럽에 앞서 중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3D 대전의 첫 번째 격전지로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노동절 연휴에 들어간다.

중국 노동절은 춘절(구정), 국경절과 함께 중국의 3대 '대목'으로 꼽힌다. 전자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각 업종에서 예의주시하는 기간이다.

시장조사기관 NPD, GFK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과 유럽 3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셔터안경식을 채용한 업체들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선진 시장에서는 아직 셔터안경식과 편광안경식의 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AVC에 따르면 FPR 3D TV는 중국 3D TV 시장에서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현지업체들이 고급형 제품에는 셔터안경식을, 보급형 제품에는 FPR을 채용하고 있다"고 했지만, 분위기가 달라질 조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양측의 판매전은 시작된 모양새다.

지난해 노동절에 약 3000대의 3D TV를 팔았던 삼성전자는 올해 훨씬 더 많은 양의 제품을 판다는 방침이다. 특히 셔터안경식 3D TV는 고급형 제품이라는 전략 하에 판매전을 벌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TCL, 창홍, 하이센스, 하이얼, 콩카(이상 중국),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미쓰비시, 샤프(이상 일본) 등 셔터안경식 3D 패널을 주로 사용하는 TV 제조업체들과 함께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풀HD 3D 파트너스 데이'를 공동으로 열기도 했다. 이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중국에서 셔터안경식 3D TV 판매를 적극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청후이 창홍 상품마케팅팀장은 "다음달 노동절과 10월 국경절을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셔터안경식 3D 패널 대부분은 중국 TV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며 "다음달 노동절에는 주요 TV 매장에서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의지는 더 강해 보인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도 FPR 도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정면으로 도발했다. 이 같은 도발의 기저에는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이 흐르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전자영상업종협회, 중국 입체영상산업연맹, 중국전자보, 중국 전자과기그룹 제3연구소, 중국 전자기술 표준화연구소, 국가정보센터, 베이징 동인병원, 중국 소비자협회, AVC, 중국 안경협회, 천진대학 TV연구소, 중국전자질량협회, 베이징 TV방송국 등 관련분야 기관의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한 비교 품평회에서 FPR이 셔터안경식을 월등하게 제쳤다고 밝혀 자신감을 나타냈다.

권 사장은 "중국인들은 호기심이 많아 3D TV 등 고급형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중국을 발판으로 FPR을 확산시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내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노동절이 대목 중의 대목인 만큼 이 같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중국 노동절 판매전이 두 회사가 사실상 해외 시장에서 처음으로 벌어지는 정면대결인 까닭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조만간 세계 최대의 평판TV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관련업계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초기 노동절 3D TV 마케팅이 향후 전 세계 시장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풀HD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고급형 제품이라는 것에, LG는 기존 셔터안경식의 점유율을 더 가져오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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