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부진 극복 '관건'

왼쪽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왼쪽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개막과 동시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스마트폰 관련 사업 실적이 저조했던 터라 부문장들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5G 스마트폰과 폴더블폰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장기간에 걸친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삼성, ‘폴더블폰’ 선보이며 시장 선점 나서
LG, G·V 시리즈 유지...4G·5G 투 트랙 전략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IT·모바일(IM) 사업에서 실적 급감을 겪었다. 올해는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밝힌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IM부문은 이 기간 매출 23조3200억 원에 영업이익 1조51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 영업이익은 3.72% 감소했다.

삼성전자 IM의 영업이익이 2조 원 아래까지 감소한 것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영업이익 1000억 원을 기록했던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실적 급감 원인에는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갤럭시노트9의 부진과 중저가 라인업의 수익성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갤럭시 출시 10주년, 성과는?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 언팩(공개)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공개 행사에는 보급형 모델 갤럭시S10e, 갤럭시S10, 갤럭시S10플러스, 5G 스마트폰 갤럭시S10X, 폴더블폰 등이 함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10은 ‘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전면 지문인식, 얼굴 인식,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 트리플카메라, 암호화폐 지갑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대해 “지난 10년의 갤럭시 혁신을 완성함과 동시에 새로운 10년의 혁신을 시작하는 제품”이라며 “최고 사양 탑재로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업계에서 여러 추측이 오갔던 폴더블폰도 공개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스펙은 많지 않으나 전면부 커버 디스플레이는 4.58인치, 펼쳤을 때 메인 디스플레이는 7.3인치의 크기로 출시될 전망이다. 공책처럼 펼 수 있는 ‘인폴딩’ 방식이 채택되며 배터리는 2개로, 각각 3100mAh 용량으로 예상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지난해 11월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준비 계획을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고 사장은 “상반기 전에는 무조건 출시한다. 내년에 100만 대 이상을 생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갤럭시S10 출시 효과로 IM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 원대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LG전자, 부진의 늪 벗어날까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전략 스마트폰인 G 시리즈와 V 시리즈 신제품을 상반기에 조기 공개하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이 5000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 점유율도 3%대로 내려앉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4120만 대로, 전년(5590만 대) 대비 26%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판매량 감소는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8조500억 원으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0조 원 이하를 기록했다. 누적적자도 7890억 원으로 전년(7370억 원)에 비해 늘어났다. 

연속 적자 기록도 계속됐다. 컴패니언 디바이스 사업본부를 MC사업본부에 포함하며 사후 흑자처리된 2017년 1분기를 영업손실로 치면 15분기 연속 적자다. LG전자의 부진은 주력인 북미 시장의 부진과 전체적인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MC사업본부장을 1년만에 전격 교체했다. 올레드 TV를 성공으로 이끈 권봉석 HE사업본부장(사장)이 겸임하며 어깨가 무거워졌다.

LG전자는 오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회의장(CCIB)에서 ‘LG G8 씽큐’와 ‘LG V50 씽큐 5G’를 동시에 공개할 예정이다.

LG G8 씽큐에는 화면 자체에서 소리를 내는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Crystal Sound OLED, CSO)’가 탑재된다. 수화기 구멍이 아니라 화면 전체에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사용자가 화면 어느 위치에 귀를 대더라도 문제없이 통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통화음을 크게 듣기 위해 스피커폰을 사용하면 기존과 동일하게 제품 하단에 위치한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온다.

LG전자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는 6인치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855, 전작 대비 20% 이상 커진 4000mAh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기존 히트 파이프보다 방열 성능이 한층 강력해진 '베이퍼 체임버(Vapor Chamber)'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LG전자는 듀얼 디스플레이폰도 함께 공개할 전망이다. 이 제품은 폴더블폰처럼 넓은 화면을 쓸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를 접는 구조가 아니라 두 장을 연결하는 형태다. CES 2019 비공개 부스에서 관계자들에게 이미 선보인 바 있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돌아보면 수년간 기술 혁신을 했지만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며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5G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만큼, 가장 완성도 높은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해 “올해 2~3분기에 걸쳐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신흥국 환율이 여전히 비우호적이고, 글로벌 스마트폰 업황도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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