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시장, 삼성·대우·우리 선점 유리

국내에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초기 3년간 시장 규모가 4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헤지펀드 시장은 삼성과 대우, 우리투자증권 등 빅3 증권사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헤지펀드'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형 헤지펀드는 적격 투자자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 것인가에 따라 시장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서 연구원은 "헤지펀드 도입 초기에는 기관 및 고액 자산가의 대체 수요에서 잠재된 금융상품으로부터 10%의 자금이 이전할 경우 42조원, 20%가 이전할 경우 85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헤지펀드 도입의 마지막 단계인 일반 대중화가 확산되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랩 어카운트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헤지펀드 도입 초기 42조원의 시장이 형성되면 프라임 브로커리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연 1조9766억원으로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프라임 브로커리지는 유가증권 대여나 자금의 대출, 청산 및 결제, 펀드 관리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프라임 브로커리지에서 발생할 수익은 헤지펀드 자산 대비 4.7%로 예상된다. 주식형 펀드나 랩 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른 금융상품의 자산 대비 수익률이 1~2% 내외란 점에서 증권사에는 매력적인 상품인 셈이다.

또 주식 거래 수수료는 연간 6151억원, 순이자이익은 연간 6345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밖에 판매수수료는 4230억원, 공매도 수수료는 1098억원, 기타 수수료는 1942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은 누가 헤지펀드 시장을 선점할 지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산업은 집중도가 높아 일부 증권사에 마켓 점유율이 편중되고,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증권사가 지배력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서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종목 선택의 기준은 증권사의 관리 계좌 보유액과 자기자본 규모, 고액자산가 보유 수준이 핵심"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 초기에는 롱-숏 위주의 공매도와 레버리지가 주된 운용 전략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는 "공매도 풀을 갖추고 자본력이 강하며 투자 자금 유치에 필요한 고액자산가를 많이 보유한 증권사가 유리하다"며 "삼성증권고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빅3 증권사로 후보군이 압축된다"고 밝혔다.

한편 전세계 헤지펀드 시장은 자산 규모가 2조 달러, 헤지펀드 회사수는 1만개로 추정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헤지펀드 회사 수와 자산 규모가 감소했지만 지난해 이후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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