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특별 전시를 지난해 12월 4일부터 오는 3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고려가 이룬 여러 가지 역사적인 고증을 파악하고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고려가 이룬 융합과 포용, 통합의 성과를 대중에게 전하고자 한다.

고려는 통일신라와 발해의 문화를 이어 과거의 전통을 융합했고 주변국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문화를 이뤘다. 세계사적으로 ‘코리아’라는 이름을 알릴 만큼 예성항에는 많은 외국 사신들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 시기 동북아시아는 송, 요, 금이 교체되는 격동기를 맞이했고 역사상 유례없는 몽골 제국이 등장했다. 사신 서긍이 보고 감탄한 고려청자가 당시의 신기술에 대한 고려인의 도전을 집대성한 작품이었음에 틀림없다. 더불어 정교하고 섬세한 고려불화의 아름다움과 나전칠기의 멋은 도전의 결과로 이룬 예술성의 정점이기도 하다.

1123년 6월 고려의 수도 개경에는 송나라 황제 휘종이 보낸 사절단 일행이 도착했다. 사신 서긍은 고려에서 보낸 한 달을 ‘선화봉사고려도경'이란 제목의 책에 담았다. 서긍은 보고 들은 문물을 상세히 기록하고 직접 그림을 그려 황제에게 올렸다. 그러나 4년 후 북송은 금에 의해 멸망하고, 고려도경의 그림은 전란 속에 사라져 문장만이 전하게 된다. 이국인이 본 고려의 모습은 어떤 모습였을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고려의 모습을 되묻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더불어 전시에서는 사신 서긍이 찬탄한 고려의 문물뿐 아니라 ‘고려도경’ 이후 고려가 이룬 문화적 성취가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특히 전시에서는 고려 미술에 담긴 우수성과 도전에 담긴 새로운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고려가 이룬 융합과 포용, 통합의 성과는 우리 안에 흐르고 있는 ‘또 하나의 유전자’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별전을 통해 더 이상 잃어버린 중세의 왕조가 아닌 고려의 현재적 의미를 발견하게 될 전망이다.

전시에서 선보이게 될 청자과형병(국보 제94호), 아미타여래도, 나전경함, 은제주자 등 450여 점을 통해 우리안에 있는 고려라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중세 고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행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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