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그(드루킹) 뒤에 배후가 있지만 단정하기 어렵다"
오세훈 "일단 온다고 하면 한번 오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방법"

20일 오후 서울 중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오세훈(왼쪽부터), 김진태, 황교안 후보가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오세훈(왼쪽부터), 김진태, 황교안 후보가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자유한국당 당대표에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기호순)는 20일 합동 TV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특별사면과 탄핵, 태극기부대 및 우경화, 드루킹 댓글 사건 배후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서울 종로구 채널A 사옥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 필요성에 대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구금 돼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국민들의 의견들이 충분하게 반영되는 사면 결정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법률적으로 아직 대법원 판결 절차에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면론을 합법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좀 이른 감이 있지만,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나쁠 것까지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저는 대환영이지만 이 정권이 박근혜 대통령님을 사면 해주겠느냐"면서 "투쟁을 해야 된다. 정권을 가져오든지, 그 전에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키든지 이런 힘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죄석방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사면보다 석방이 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탄핵 정당성과 절차적 하자를 두고 설전도 이어갔다. 황 후보는 "탄핵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존중해야 된다"면서도 "다만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후보는 "저도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만 그 탄핵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각을 세웠다.

오 후보는 "황 후보가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말씀을) 시작하셨는데 헌재 판결을 존중한다고 하시다가 또 탄핵을 부인하는 듯하다가, 다시 탄핵을 존중한다고 말씀해서 종잡을 수가 없다"며 황 후보의 모호한 태도를 꼬집었다. 

또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법무부가 헌재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서를 보낼 때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으로서 말리셨어야 하지 않느냐"며 "그 때는 아무 일도 안 하고 계시다가 (지금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하면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겠느냐. 정말 앞뒤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김 후보도 "황 후보님 탄핵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 좀 실망스럽다. 탄핵이 부당하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고 직격했다. 

두 후보의 공세에 황 후보는 "제 말씀을 왜곡하시는데 그 문제에 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드루킹 일당 댓글조작 사건의 '몸통'을 둘러싼 후보 간 설전은 대선무효 공방으로 옮겨졌다.

황 후보가 "그(드루킹) 뒤에 배후가 있지만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자, 김 후보는 "몸통은 문재인이다. 지난 대선은 무효"라고 했다. 반면 황 후보는 "지금 단계에서 지난번 대선이 무효라는 것은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시각차를 보였다. 

오 후보는 당의 우경화 논란과 관련, "태극기부대가 지금 전혀 컨트롤이 안 되고 있다. 이번에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5·18 망언 사건만 하더라도 컨트롤이 안 됐던 전형적인 사례"라며 "그런 의미에서 김 후보는 지지율 축소지양의 후보가 아닌가 생각 든다. 당을 지킨 것은 맞지만 망가뜨렸고 마이너스라는 걸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반면 김 후보는 "태극기부대가 아니다. 부대는 군대이고, 지휘체계가 있어야 부대라고 한다. (태극기부대는) 순수한 자발적 조직"이라며 "누가 나오라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나라가 걱정 돼 나오는 것 뿐"이라고 맞받았다.

극우논객 지만원씨와의 관계를 따지는 오 후보의 끈질긴 공세에 김 후보는 "우리 지만원 박사님의 이미지를 동료 후보에게 덧씌워서 정치적인 의도로 보이려는 것이 너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정치를 이렇게 해야 하나' 착잡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세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김 후보는 "북핵 폐기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에서 방남(訪南)만 추진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답했고, 황 후보는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방남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없는 방남,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오 후보는 "일단 온다고 하면 한번 오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무슨 얘기하는지 들어보면 우리가 북한의 본심을 알 수 있게 되고,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도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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