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안데르센 인천 감독 [뉴시스]
욘 안데르센 인천 감독 [뉴시스]

 

[일요서울 | 김태산 기자] 축구팬들 사이에서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잔류왕’으로 통한다. 매 시즌 강등 위기에 처했다가도 늘 기사회생, 얻은 별명이다. 

욘 안데르센 인천 감독은 ‘잔류왕’과의 작별을 고했다. 더 이상 하위권에서 허덕이는 것이 아닌, 상위 스플릿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안데르센 감독은 20일 팀 전지훈련 숙소인 경남 남해군 남면의 아난티 남해에서 “강등권에서 싸우는 것이 아닌 더 위를 바라보는 팀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6년 5월부터 2년 가까이 북한 축구대표팀을 지휘한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해 6월 인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덕분에 남북 축구팀을 모두 이끈 최초의 지도자라는 특이한 이력을 얻었다. 

인천에서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특히 수비가 말썽이었다. 당시 인천의 수비 라인은 매 경기 점수를 헌납할 정도로 빈약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처음 왔을 때 수비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실점이 많았고 수비 전술 이해도 또한 떨어졌다.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떠올렸다. 안데르센 감독과 선수들은 끊임없는 대화와 반복 훈련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뒷문이 안정을 찾은 인천은 시즌 말미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리며 다시 한 번 K리그1에 남을 수 있었다. 

소방수로 긴급 투입돼 인천을 강등 위기에서 구한 안데르센 감독은 새 시즌엔 본격적으로 자신의 축구 철학을 펼쳐보이겠다는 각오다. 공격을 주도한 문선민(전북)과 아길라르(제주)가 떠났으나 문창진, 허용준, 이재성 등 알짜배기들을 데려와 원하는 축구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면서 “시즌 말미에 보여준 끈끈함을 유지하면서 좀 더 강하게 가져가야 한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서 수비의 밸런스도 유지하고 싶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작년 10승(12무16패)을 거둔 것을 떠올리며 “분명한 것은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10승 이상은 해야 작년보다 잘했다고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보탰다. 

지난해 말 깜짝 부임한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에 대해서는 “굉장한 도움을 받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선수단 운영 등 매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매일 소통하고 회의한다. 팀 전지훈련 때도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옆에서 봐주더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천수의 합류 후 인천은 예년과 달리 공격적으로 선수단을 강화하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이천수의 전화를 받고 인천행 의지를 굳히기도 했다. 

“나는 선수와 감독 생활을 오래했고, 이천수 실장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유럽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생각이 닮은 부분이 많다”는 안데르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천수 실장, 나, 사장 등이 선수 영입을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이 선수들이 잘해줘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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