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위협:어떻게 FBI는 테러와 트럼프의 시대에 미국을 보호했나’에서 밝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장이 미국 사회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현재  아마존 베스트셀링 도서 1위에 오른 상태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지난 17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언급했으나 회고록에는 좀 더 상세한 시점과 대화 내용을 첨가했다. 

발톱 드러낸 '매케이브 전 국장'

회고록에 따르면 백악관은 2017년 당시 FBI에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러시아 제재 관련 브리핑을 요청했으나,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이 배제된 이 브리핑에서 FBI는 몇분정도밖에 브리핑하지 못했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ICBM급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을 믿지 않았으며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해줬기 때문에 이런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브리핑을 맡은 직원은 미 정보기관의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결국 대통령에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시키는 데 실패하자 자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의 난맥상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마이클 플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허위보고를 했다는 정보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전달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플린 보좌관은 세르게이 키슬략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고도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말을 했고, 이에 대해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범죄조직이나 쓸법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매케이브 전 국장은  전임 상관 로버트 뮬러 특검에 대해서는 숭배에 가까운 칭찬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에 대해서는 “갈팡질팡하는 리더”라며 가차없는 비난을 가했다.

새로 기밀이 보고되면 며칠 전 보고된 기밀과 잘 구분하지 못했으며 FBI가 아일랜드인만 고용한다거나 문신을 했으면 채용되지 못한다는 식의 낡은 사고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이다. 회고록에는 매케이브의 아내가 2015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측근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물고 늘어졌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매케이브는 회고록 홍보를 겸해 CNN방송에 출연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정보자산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수사를 착수한 이유”라고 답했다. 하지만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CNN에 출연해 “매케이브는 잘 알려진 거짓말쟁이에 기밀유출자”라고 비난했다. 매케이브는 2018년 3월 공식 퇴임 하루 전날 전격 해임되면서 연금을 박탈당했다.

'매케이브가 만들어낸 또 다른 거짓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사기꾼 클린턴이 FBI의 수사를 받고 있을 때 그의 측근에게서 거액의 선거운동 자금을 받으면 안되는 거라고 한 것 외에는 매케이브의 아내에 대해 나쁜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매케이브가 만들어낸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눈엣가시로 평가돼온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2018년 3월 공식퇴임 하루 전날 전격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에 대해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 의혹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던 대표적인 친힐러리 인사라면서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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