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사업에 적극적으로 사용해달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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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고(故) 구본무(1945~2018·사진) LG 회장의 유족들이 작년 말 고인의 유지(遺志)에 따라 LG그룹 산하 공익재단 3곳에 총 50억원을 기부했다.

구광모 LG 회장 등 유족들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나 LG복지재단 이사회 회의록이 공시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 21일 "유족들은 LG복지재단과 LG연암문화재단에 각 20억원씩, LG상록재단에 1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LG연암문화재단은 1969년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LG복지재단은 1991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LG상록재단은 1997년 고 구본무 회장이 각각 만들었다. 고 구본무 회장은 세 재단의 이사장 또는 대표를 모두 역임했다.

LG상록재단은 고 구본무 회장이 "후대에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며 만든 국내 최초 환경 전문 공익재단이다. 그동안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하고, 청소년을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또 전국 각지의 재정 자립도가 낮고, 복지 수요가 높은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해 총 14개의 복지시설을 건립 기증했으며, 저출산 문제 극복의 일환으로 전국 8곳에 어린이집을 지었다.

고 구본무 회장은 1995년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LG는 공정ㆍ정직ㆍ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정도경영을 통해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고 고객은 물론 사원ㆍ협력업체ㆍ주주ㆍ사회에 대해서 엄정히 책임을 다하는 참다운 세계기업이 되겠다"며 LG그룹에 '정도경영'의 가치를 심었다.

2017년 마지막 신년사에서도 고 구본무 회장은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기부 소식을 접한 누리꾼 @long**은 "LG훌륭한 건 옛부터 알고 있고..."라는 글을 남겼으며 wise**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준 회장님"이라고 치켜세웠다.

고 구본무 회장은 2017년에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2018년 5월 20일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향년 7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경영권은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됐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고 구본무 회장은 1995년 50세의 나이로 LG그룹 회장에 올라 내수 시장에 주력하던 럭키금성을 연 매출 160조 원의 글로벌 기업 LG로 성장시켰다.

또 LG화학 대표이사 회장, LG전자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하며 23년 동안 핵심 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취임 3년 만인 1998년에는 LG LCD를 설립해 디스플레이에 투자했으며, 2008년 LG디스플레이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키워냈다. 1990년에는 LG트윈스를 창단했고, 2003년에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청산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편 고 구본무 회장의 이 같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은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고 구본무 회장의 장녀이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구연경씨는 용산구가 2017년 1월 위촉한 한남동 명예 동장 자격으로 2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연경씨는 LG家 특유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2006년 결혼 후 가사에 전념하면서도 숨은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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