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기계 수리·이미용 봉사·장수사진도
-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 돕기 팔 걷어
- 120기동대 시초…120번 전화하면 달려가

[일요서울ㅣ산청 이도균 기자] 지난 1996년 경남도내 각 시군에 가로등 고장수리 등 지역주민들의 각종 생활불편을 해결하는 민간주도 봉사단체가 설립됐다. ‘120기동대’의 시작이었다.

120자원봉사대 농기계수리 © 산청군 제공
120자원봉사대 농기계수리 © 산청군 제공

산청군에서도 뒤이어 1997년 4월 120기동대가 첫 활동을 시작했다.

홀로사는 어르신이나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은 시시콜콜한 불편함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기를 들고 120번을 눌렀다. 그때마다 산청군120기동대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달려가곤 했다.

20여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120기동대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라졌거나 소규모로 운영된다. 민간이 아닌 관의 주도로 운영되는 곳이 일부 남아 있다.

그러나 산청군에서는 40여명의 회원들이 ‘산청120자원봉사회’로 이름을 바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농기계와 가전제품 수리, 전기·가스 점검, 자동차 와이퍼·워셔액 교체, 농기계 안전등 설치를 비롯해 이미용 봉사, 장수사진 제작, 손수건 만들기 등 그야말로 안하는 일이 없는 봉사회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형광등·스위치 교체, 못 박기 등 생활 속 민원도 해결하고 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전력공사 산청지사,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산청경찰서를 비롯해 산청군청의 보건의료원과 유통소득과 직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산청120자원봉사회의 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활발해 지고 있다. 크고작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주저함 없이 달려가다 보니 부르는 곳이 많다. 올해에도 벌써 군내 11개 읍면의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봉사활동 일정이 빼곡히 잡혔다.

진쌍호 산청120자원봉사회장은 “모든 회원들이 부모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는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예전의 120기동대가 민간 주도 봉사단체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처럼 활발히 운영되는 곳은 우리 산청군 말고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일꾼으로서 궂은일 마다않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청군에서는 지역 농업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농기계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군은 올해부터 농번기에는 일·출몰 시간에도 농기계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도록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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