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재 “태극기세력 당 안에서 목소리 내는 게 낫지 않나”
박종진, 자유한국당 향해 “리모델링은 안 된다 재건축해야 한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촬영 스틸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촬영 스틸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 새로운 패널이 등장했다. 개그맨 이혁재다. 이혁재는 지난해 12월 MBN 예능 ‘동치미’를 끝으로 방송 대신 개인사업에 몰두해 왔다. 이혁재의 ‘주간 박종진’ 출연은 동치미에서 인연이 된 함익병 원장의 추천으로 성사됐다. 이혁재는 방송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정치·사회 상식과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에 거침없는 질문을 쏟아내 방송의 재미를 더했다.

박종진 앵커 진행으로 개그맨 이혁재와 황태순 정치평론가가 출연한 ‘주간 박종진’ 36회는 지난 19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본사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이날 토론에서는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등 세 명의 인물평과 함께 전당대회 분위기 그리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지난 21일 촬영된 37회 촬영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미래와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이날은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 함익병 원장 등이 출연해 불꽃 튀는 임담을 선보였다.

자유한국당

한계 드러낸 전당대회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막말, 탄핵, 태극기세력으로 얼룩졌다. 당 지도부의 전당대회 흥행에 대한 기대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분위기다. 지지율 상승으로 인한 컨벤션효과는커녕 오히려 당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두언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에 대해 “완전 실패한 전당대회”라고 혹평하며 “국민들 관심 속에서 뜨거운 게 아니라 자기네들끼리 뜨거운 거다. 뜨거운 것도 볼썽사납게 뜨겁다”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현재 분위기에 대해 “절망적이다”라면서 “‘지포 라이터 정당’ 집권을 포기한 정당. 내가 볼 때는 그렇게 보인다”라고 혹평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의 실망은 당 지지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8일 발표(조사기간 2월11~15일)한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7%p 하락한 25.2%를 기록했다. 한국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마저 48.5%에서 34.9%로 무려 13.6%p 떨어졌고, PK(부산·경남) 역시 38.6%에서 32.5%로 6.1%p 하락했다. 60대 이상과 20대에서는 8.4%p, 5.8%p 각각 하락했다.

지난 21일 발표(조사기간 2월18~20일)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26.3%를 기록해 한 주 만에 반등했으나 상승폭은 1.1%p에 불과했다.

태극기세력에 대해 한국당이 취해야 할 입장을 묻자 응답자 57.9%가 ‘단절해야 한다’고 택한 데 비해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26.1%에 그쳐 태극기세력이 국민적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을 뒷받침했다.

 

박종진 “당 해체해라

가슴 아프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가장 큰 문제는 태극기세력의 비매너와 막말 논란이었다.

지난 18일 김병준 위원장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으나 일부 당원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대부분 태극기세력원들이었다.

김 위원장이 연설문의 서두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입을 떼자마자 야유가 터져 나왔고, 수그러들기는커녕 점점 더 거세졌다. 정상적인 연설을 하기 어렵게 되자 급기야 김 위원장은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해주십시오!”라고 언성을 높이며 대로했다.

그는 “여러분이 뭘 이야기하고,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거듭 “조용히 해 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잠시 김 위원장의 연설이 중단되며 아우성이 가득한 광경이 연출됐다.

김진태 후보 지지층에는 극우 성향을 보이는 ‘태극기세력’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1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전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야유를 보내고 조직적으로 항의한 적이 있다.

김 후보 지지층은 김 후보의 라이벌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지난번 김 후보자를 향해 “당을 나가라”라고 말한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자에 대해 거친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또 최근 5.18 망언으로 당 윤리위 제소된 김순례 여성최고위원 후보와 “문재인을 탄핵하자”고 주장하는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주간 박종진’ 36회 방송에서 박종진 앵커가 “이럴 바에 전당대회를 취소하는 게 (낫다)”며 “(당을) 해체해라.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야당이 이런 모습을 보이냐”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빨리 해체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 앵커는 줄기차게 자유한국당을 행해 “리모델링은 안 된다. 재건축해야 한다”며 당 해체를 고집했다.

그러자 이혁재는 “차라리 아스팔트에서 강경투쟁을 하는 것 보다 당원으로 등록하고 프레임 안으로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서 자기 목소리 내는 게 낫지 않나”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혁재는 이날 방송에서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에 대해 “괜찮은 것 같다”고 평했다. 조 후보는 합동연설회 과정에서 “김진태 후보와 태극기세력이 한국당을 망치고 있다”며 “애국당으로 떠나라”는 발언을 해 태극기세력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혁재는 조 후보의 행동이 당을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혁재는 김진태 후보에게 실망한 일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이혁재는 “적어도 페어플레이를 하는 링 위에 올라가는 사람들이라면 (태극기세력의 비매너에 대해) 자제하거나 그러지 말라고 매너를 보여야 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같은 이혁재 의견에 동의했다.

이혁재, 이종명 의원에

“당 발목 잡으면 안 돼”

 

36회 방송에서 박종진 앵커와 황태순 평론가 그리고 이혁재는 ‘5.18 망언’으로 자유한국당에서 제명 처분이 내려진 이종명 의원에 대해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이다.

그는 육군대령 출신으로 지난 2000년 6월 경기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 수색작전 도중 부상을 당한 후임을 구하려다 지뢰를 밟아 두 다리가 모두 절단됐다. 당시 이 의원은 다른 부하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다친 부하를 포복자세로 부축해 탈출했다.

부상 후 2년 2개월간 재활 훈련한 뒤 다시 군에 돌아가 합동군사대학 지상 작전 교관 등을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이 의원에 대해 “비무장지대 수색 작전 때 전우를 구하려다 두 다리를 잃은 참군인이자 살신성인의 표상”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지난해 2월 열린 5.18 진상규명 특별법과 관련한 공청회에서 북한군 개입 여부를 명확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북한군 개입을 주장하는 극우논객 지만원 씨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5.18 진상규명공청회’ 자리에서 “5.18 사태는 10년, 20년 후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라며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한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이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이 의원은 “5.18과 관련된 두 가지 큰 쟁점인 북한군 개입, 북한군 침투조작 사건에 대해 이념 논쟁이 아닌 승복력 있는 검증, 그리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즉각 이뤄지면 징계, 제명이 아닌 저 스스로 국회의원 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맞섰다.

먼저 황 평론가는 “애국의 표상이었는데 국민의 밉상이 됐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자 이혁재는 “당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라며 탈당을 권유했다. 하지만 이내 이 의원 신분이 비례대표인 것을 알고 실망했다.

황 평론가도 “의원직 던지면 영웅 된다. 보수에서”라고 이혁재 의견에 동감을 표하자 박종진 앵커도 “이번에 과감하게 결단해라. 이번에 깨끗하게 던지면 영웅 된다”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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