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워스트] 具 “공익사업에 적극적으로 사용해 달라” 田 “검찰 ‘억지 수사’ 인정한 것 같아 억울하다”
[베스트& 워스트] 具 “공익사업에 적극적으로 사용해 달라” 田 “검찰 ‘억지 수사’ 인정한 것 같아 억울하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9-02-23 08:58
  • 승인 2019.02.23 09:05
  • 호수 1295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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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뉴시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에서는 매주 신문, 방송 등에서 주요 이슈의 주역이 된 사람 또는 단체 등을 선정해 ‘베스트 & 워스트 피플’로 소개한다. 이번 주 ‘베스트 피플’ ‘워스트 피플’에는 공익재단에 50억 원을 기부한 고 구본무 회장과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각각 선정됐다.

 

베스트 피플

故 구본무 LG회장의 50억 ‘마지막 기부’ 

 

고 구본무 LG 회장의 유족들이 작년 말 고인의 유지(遺志)에 따라 LG그룹 산하 공익재단 3곳에 총 50억 원을 기부했다. 

구광모 LG 회장 등 유족들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나 LG복지재단 이사회 회의록이 공시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 21일 “유족들은 LG복지재단과 LG연암문화재단에 각 20억 원씩, LG상록재단에 1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LG연암문화재단은 1969년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LG복지재단은 1991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LG상록재단은 1997년 고 구본무 회장이 각각 만들었다. 고 구본무 회장은 세 재단의 이사장 또는 대표를 모두 역임했다.

LG상록재단은 고 구본무 회장이 “후대에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며 만든 국내 최초 환경 전문 공익재단이다. 그동안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하고, 청소년을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또 전국 각지의 재정 자립도가 낮고, 복지 수요가 높은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해 총 14개의 복지시설을 건립 기증했으며, 저출산 문제 극복의 일환으로 전국 8곳에 어린이집을 지었다.

고 구본무 회장은 1995년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LG는 공정ㆍ정직ㆍ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정도경영을 통해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고 고객은 물론 사원ㆍ협력업체ㆍ주주ㆍ사회에 대해서 엄정히 책임을 다하는 참다운 세계기업이 되겠다”며 LG그룹에 ‘정도경영’의 가치를 심었다.

2017년 마지막 신년사에서도 고 구본무 회장은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기부 소식을 접한 누리꾼 @long**은 “LG훌륭한 건 예부터 알고 있고…”라는 글을 남겼으며 wise**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준 회장님”이라고 치켜세웠다. 

고 구본무 회장은 2017년에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2018년 5월 20일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경영권은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됐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고 구본무 회장은 1995년 50세의 나이로 LG그룹 회장에 올라 내수 시장에 주력하던 럭키금성을 연 매출 160조 원의 글로벌 기업 LG로 성장시켰다. 

또 LG화학 대표이사 회장, LG전자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하며 23년 동안 핵심 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취임 3년 만인 1998년에는 LG LCD를 설립해 디스플레이에 투자했으며, 2008년 LG디스플레이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키워 냈다. 1990년에는 LG트윈스를 창단했고, 2003년에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청산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편 고 구본무 회장의 이 같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은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고 구본무 회장의 장녀이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구연경 씨는 용산구가 2017년 1월 위촉한 한남동 명예동장으로 2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연경 씨는 LG家 특유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2006년 결혼 후 가사에 전념하면서도 숨은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워스트 피플

전병헌 전 靑 정무수석 1심 징역 5년 선고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대기업 홈쇼핑 계열사 등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병헌(61)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지난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수석의 뇌물·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징역 5년에 벌금 3억5000만 원 및 추징금 2500만 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 전 수석이 항소해서 불구속 상태로 다투는 점이 타당하다 생각하고, 구속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에 비춰봐서 구속영장 발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에서 받은 뇌물, 기획재정부에 협회 예산 20억을  편성 요구한 직권남용, 아내의 해외출장비·일부 입법보조원에 대한 급여 지급에 따른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GS홈쇼핑·KT에서 받은 뇌물, 본인의 해외 출장비·일부 선거보조원에 대한 급여 지급에 따른 업무상 횡령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 전 수석은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국회의원으로 방송재승인 업무를 통제할 의무가 있음에도 비서관과 공모해 방송재승인을 대가로 롯데홈쇼핑에 3억 원을 협회에 공여하게 하고, 스스로도 500만 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받았다”며 “이 같은 행위는 국회의원 직무의 공정성·청렴성을 훼손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권남용 혐의는 “전 전 수석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으로서 직권을 남용해 협회가 제시한 한 장의 문서만으로 구체적 집행계획 등에서 문제가 제기된 신규사업을 제정하려 했다”면서 “전 전 수석은 직권을 남용해 기재부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게 했고, 국민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인식을 쉽게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정치인의 외유성 해외연수출장이나 국회의원 보좌관에 대한 급여를 대납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자주 제기된 문제로 전 전 수석 스스로 이런 행위의 문제점과 비난 가능성을 알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 전 수석은 협회 회장으로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위기이던 e스포츠 재건에 힘썼다”면서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e스포츠 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함께 기소된 전 전 수석의 비서관 출신 윤모씨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보석이 받아들여졌던 윤씨는 이날 법정 구속됐다. 또 조모 e스포츠협회 사무국장과 강모 전 롯데홈쇼핑 대표 외 2명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홍모씨에게는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전 전 수석은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어쨌든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검찰의 ‘억지 수사’를 상당 부분 인정한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고 억울하다”면서 “즉시 항소해서 무고와 결백을 밝혀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혔다.

또 ‘여전히 윤 씨 혼자 범행한 것으로 보나’는 질문에는 “국회의원으로서 뭐가 부족해서 협회에 돈을 갖다 넣으라고 얘기하나”며 “당시는 국회의원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너무 불합리한 부분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전 전 수석과 무죄 부분과 양형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현직 의원의 책무를 저버리고 자신이 사유한 e스포츠협회를 통해 다수 기업에서 수억 원을 수수한 매우 중대한 범행”이라며 전 전 수석에게 징역 8년6개월을 구형했다.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방위 소속 의원이자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던 2013년 10월~2016년 5월 GS홈쇼핑·롯데홈쇼핑·KT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KT를 상대로 불리한 의정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청탁 대가 1억 원, 롯데홈쇼핑은 방송재승인 관련 문제제기를 중단해 달라는 명목으로 3억 원을 협회에 후원하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또 2017년 7월 기획재정부에 한국e스포츠협회 예산 20억 원 편성을 요구한 혐의, 2014년 11월~2017년 5월 자신과 아내의 해외 출장비·의원실 직원 허위 급여 등으로 협회 자금 1억5000만원 상당을 챙기는 등 협회를 사유화한 혐의, 2014년 12월께 e스포츠 방송업체 대표로부터 불법정치자금 2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