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도모다 아케미가 지은 <아이의 뇌에 상처 입히는 부모들>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에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신체의 발달과 성격 형성은 물론 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의 상처란 아이가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말한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사랑과 칭찬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협박과 위협, 욕설, 폭력 등의 학대는 물론 무시나 방치를 지속적으로 당하고 신체와 언어폭력을 동반한 부부싸움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아이의 뇌가 크게 손상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의 뇌는 점차 성장을 멈추고 IQ와 기억력, 학습능력, 언어능력, 소통능력, 감정조절 능력 등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진다고 한다.

저자는 아이에게 가해지는 학대와 방임의 종류에 따라 손상을 입는 뇌의 부위가 달라지며 부모가 서로에게 퍼붓는 욕설이나 위협마저도 아이의 뇌에 강한 흔적을 남긴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부모들의 심리적·신체적 학대와 방임이 자녀들에게 불안감과 두려움, 우울증 등의 정서장애를 일으켜 건강한 사회생활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학대와 방임이 정서장애를 넘어 공포와 슬픔, 분노, 자괴감, 죄책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시켜 뇌의 변형을 가져오고 결국 몸과 마음에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에 의한 뇌의 변형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올바른 인간과계를 맺지 못하게 하거나, 낮은 자존감과 성취감으로 인해 반사회적 행동을 초대할 수 있다고 이 책은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단순히 심리나 정서, 마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뇌를 포함해 시각과 청각은 물론 몸 구석구석에 치명적인 독을 퍼트린다.

사실 이러한 감정과 몸의 관계는 우리 민족의 사상적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오행론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오행의 목, 화, 토, 금, 수에 따라 분노가 심하면 간이 상하고, 기쁨이 넘치면 심장이 약해지며, 걱정이 많으면 비장이 안 좋아지고, 슬픔이 크면 폐가 허해지며, 두려움이 넘치면 신장기능이 떨어진다. 오장과 오부의 관계에 의해 쓸개, 소장, 위장, 대장, 방광이 함께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은 이미 분노와 걱정,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신체의 각 장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부정적인 감정이 장기 중 하나인 뇌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손상된 뇌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저자는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에서는 아이의 뇌는 물론 성인의 뇌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적절한 치료와 함께 상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시키는 감정 치유를 병행한다면 뇌가 지닌 회복탄력성에 의해 충분히 재생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음악치유다. 다른 예술치유와 다르게 음악치유는 자신의 영혼을 떨게 하는 음악만 있으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도 할 수 있기에 더없이 유용하다.

물론 치유 초기에 감정코칭을 통해 어떤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는지, 그 감정의 깊이와 일상적인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하게 분석해야겠지만, 영감을 자극시키는 음악 한 곡으로도 뇌와 장기를 포함한 몸과 마음, 영혼까지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은 몸과 마음, 영혼을 회복시키는 최고의 치유제이자 영양제인 셈이다. 사랑의 에너지를 가득 차오르게 하는 ‘Aamzing grace’를 들으며 몸과 마음, 영혼에 햇살을 비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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