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20대 폄훼' 구설에 오른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25일 공식 사과했다. 청년층이 3·1운동 등 근현대사에서 맡아온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도 내놨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며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대 청년은 미래를 책임질 주역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우리 사회도 미래가 있다"며 "지금 20대는 구조화된 불평등, 미래 불확실성에 짓눌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대기업과 공공부문 취직, 부모 세대 성취에 따라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기회의 상실, 열심히 살아도 넘어설 수 없는 기득권의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의 상상력과 활개를 짓누르는 상명하복 문화에 숨 막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얼 소셜리즘(Millennial socialism)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51%가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고 했다"며 "불평등 심화에 국민들이 재분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청년이 느낄 절망감 또한 세계 다른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20대의 현실 인식과 절망감에 대해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또 "청춘이라는 말이 절망과 상실의 동의어가 되서는 안 된다. 20대와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자 빛나는 이상과 희망을 꿈꿀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당정이 20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함께 공감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논란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20대 폄훼 논란을 일정부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고위에서 "3·1혁명에는 당시 한민족의 10분의 1이 넘는 220만 명이 참여해 일제 침탈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렸다. 민족해방운동의 선구적인 사건이자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국체 전환을 이룬 대혁명"이라며 "근현대사의 질곡을 헤쳐 나온 위대한 힘은 청년정신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관순 열사는 18살 학생이었다. 백범 김구선생도 18세 나이에 동학 운동에 참여했다"며 "1919년 파리 강화회의에 김규식을 특사로 보내고 3·1운동 기폭제가 된 신한청년당은 20대 독립운동가가 주축이었다. 이후 4·19, 부마항쟁, 5·18, 6월 항쟁, 촛불항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20대 관련 발언이 논란에 휘말렸다. 설훈 의원은 지난 21일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 배경을 질문 받고 "이분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홍익표 의원은 15일 국회 토론회에서 "왜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냐. (지난 정권에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하게 하는 반공 교육으로 아이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설 의원이 22일 "모든 책임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만든 나를 포함해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있는 것"이라고 사과했지만 야당은 민주당에 제명을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설 의원은 25일 최고위에서는 본인 논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