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인스타’로 지원사격...각별한 애정 과시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스톤브릭’ 안테나숍.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스톤브릭’ 안테나숍.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이마트가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스톤브릭(Stone Brick)’을 론칭했다. 이마트는 지난 14일 스톤브릭 안테나숍을 열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안테나숍은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개설된 전략점포다. 공식 론칭에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3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관련 이미지를 올리며 지원사격을 하자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정 부회장이 신규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화장품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양한 색상으로 눈길…경쟁력 충분” 
“중·저가 이미지…애매한 가격 아쉬워”

스톤브릭 안테나숍 오픈 10여일 뒤인 24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매장을 찾았다.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핵심 상권에 위치한 만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팎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컬러플레이 스톤브릭입니다.”

매장 입구에서는 여느 화장품 매장처럼 오픈 기념행사가 한창이었다. 매장 직원은 “주말에는 꽝 없는 룰렛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2만 원 상당의 립스틱, 네일, 아이라인 제품 등을 증정한다”고 안내했다. 매장을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면 분홍색 투명 파우치에 담긴 미니 립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었다. 직원 안내에 따라 매장 사진을 찍는 고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벤트 증정 상품인 스톤브릭 '미니 립세트'.
이벤트 증정 상품인 스톤브릭 '미니 립세트'.

 

화려한 외관, 발길 잡았다

매장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화장품 케이스로 꾸며진 알록달록한 벽면이었다. 다양한 색조를 강조한 만큼 타 매장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색상의 제품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제품 색상에 대한 고객 반응도 좋았다. 대학생 A씨(22)는 “브랜드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매장이 화려해 들어와 봤는데, 로드숍 브랜드에 비해 특이하고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많고 선택지가 넓어서 좋았다. 경쟁력도 충분해 보인다. 립틴트를 구매했고 지속력만 좋으면 재구매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중·저가의 애매한 가격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객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한 키워드는 ‘가격’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고객 대다수는 제품 가격에 대해 ‘싸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은 애매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마트 측이 밝힌 주 타깃은 10대 후반부터 30~40대까지지만, 10대 고객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인 듯 보였다. 

고등학생 B씨(18)는 “지나가던 길 매장이 눈에 띄어 들어가 봤는데, 학생들이 쓰기에는 제품 가격대가 좀 높았다. 비싸서 구매하지 않고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C씨(22)도 “이 가격이라면 돈을 좀 더 주고 백화점 브랜드를 이용할 것 같다”며 “나중에 할인이나 1+1 이벤트를 진행하면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처음 접하는 브랜드라 ‘제품력이 검증되지 않았을 것 같아서’ 구매를 망설였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직장인 D씨(28)를 비롯한 고객 몇몇은 “가격대는 적당했지만 요즘은 저가에 고품질 브랜드도 워낙 많아서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평소 인터넷에 올라오는 제품 후기를 보고 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아직 별로 후기가 없어 구매하기까지는 고민을 좀 더 해볼 것 같다”고 답했다.

고부가가치 화장품 사업에 주목

스톤브릭은 화장품 케이스를 레고처럼 만들어 재미를 더한 제품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스톤브릭에서 ‘스톤’은 원재료의 우수성을, ‘브릭’은 레고와 같은 상품 형태를 반영한 브랜드다. 스톤브릭은 립스틱, 아이섀도 등 색조 화장품 각 제품의 케이스가 레고처럼 브릭 형태로 만들어졌다. 브릭처럼 만들어진 화장품 팔레트에 립스틱, 아이섀도 등 화장품을 붙여서 갖고 다닐 수 있다.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스톤브릭’ 안테나숍 매장 내부 모습.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스톤브릭’ 안테나숍 매장 내부 모습.

 

스톤브릭 공식 론칭에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관련 이미지 2개와 화장품들이 다양하게 결합되는 광고 영상을 올리며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날 올린 스톤브릭 영상은 5시간 만에 조회수 1만600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화장품 사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6년 이마트에 PL(Private Lavel) 브랜드 ‘센텐스’를 론칭했다. 영국의 H&B(헬스&뷰티) 편집숍 ‘부츠’를 국내에 들여왔으며, 지난해 론칭한 삐에로쑈핑에서도 화장품을 판매 중이다.

정 부회장이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성공과 관련 있어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뚝심’이 통하며 대박을 터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디비치는 중국 증 해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지난해 연매출 12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영업을 시작한지 17일 만에 100억 원의 매출을 돌파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된 비디비치는 2017년 매출이 전년보다 126% 상승한 229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5억7000만 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신세계가 스톤브릭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김민정 이마트 코스메틱개발팀 과장은 “스톤브릭은 우선 안테나숍인 홍대점 1개만 유지한다. 향후 K뷰티 확산 트렌드에 따라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톤브릭 제품은 이탈리아 등 세계적으로 제품력을 인정받는 신세계인터코스를 통해 생산된다. 10대를 겨냥한 저가의 로드숍 브랜드 제품과 비교했을 때 품질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스톤브릭의 실적에 대해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매출만 잘 나오면 점포 확장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오픈한 매장은 안테나숍이기 때문에 고객 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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