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기자]=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로 중소건설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애로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전국 400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건설사의 운영현황과 애로실태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34.8%는 ‘경영여건 악화로 공사를 중단하거나 미루고 있다’고 답했으며, ‘더 이상 악화될 경우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답변도 40.0%에 달했다.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주는 이유로는 ‘자금조달 애로’(43.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미래 불확실성’(27.1%), ‘인·허가 지연’(14.7%), ‘수요자의 무리한 요구’(8.0%) 등이 꼽혔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대형건설사도 자금지원을 받기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중소건설사와 하도급업체의 사정은 더욱 열악한 실정”이라면서 “사태가 좀 더 심각해지면 사업성 있는 공사의 표류는 물론 유망 중소기업까지 경영난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올해 5월까지의 건설수주 계획 대비 실적’을 조사한 결과, ‘못 미친다’는 기업이 49.8%에 달했고, ‘넘겼다’는 답변은 4.5%에 그쳤다. 목표 대비 부족한 폭은 ‘20~30%’(27.6%)가 가장 많았고, ‘10~20%’(16.6%) ‘50%이상’(16.5%) ‘30~40%’(16.1%) ‘40~50%’(12.6%), ‘10%미만’(10.6%)이 뒤를 이었다.

중소건설사들은 최근 양도세 및 토지이용제한 완화 등을 골자로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대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기업의 16.5%만이 ‘건설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실제 ‘주택건설을 늘릴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10.5%에 그쳤다. 상당수 기업들은 ‘시장상황을 더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62.8%)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될 경우 대다수 기업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80.8%)고 응답해 분양가상한제 폐지 여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관건임을 나타냈다.

또 ‘하반기 주택분양사업 계획에서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는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가격경쟁력 확보’(52.0%)라고 답해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분양가가 크게 치솟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지금 건설업계는 자금시장 경색과 더불어 구조조정까지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건설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규자금의 원활한 지원, 재건축규제 완화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국회도 정부가 내놓은 건설경기 활성화대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 등을 6월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sky1377@dailypot.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