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중에 알았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 믿어"

2016년  3월 16일 북한이 공개한 미국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재판 직전 사진. [뉴시스]
2016년 3월 16일 북한이 공개한 미국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재판 직전 사진.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국제앰네스티, 부시센터, 종교자유센터 등 인권단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오토 웜비어 사망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일제히 비판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웜비어 사망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밝히면서,"(김정은 위원장이)그 일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고 말했다. 

국제엠네스티의 프란치스코 벤코스메 아시아태평양 담당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와같은 발언에 대해 "국제사회의 인권에 대한 모욕(slap on the face)"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의심하거나 미국 정보당국과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대로 인정했다는 사실은 인권 측면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 "북한처럼 모든 것이 감시대상인 국가에서 미국인 인질과 같이 고도로 민감한 사안을 김정은 위원장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부 텍사스에 위치한 부시센터의 린지 로이드 인권 담당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웜비어 사망 관련 발언이 "매우 놀라웠다"며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미국인이 수감돼 학대와 고문을 받았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드슨 연구소의 니나 쉬어 종교자유센터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웜비어 사망 관련 발언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해 김정은 정권의 인권탄압을 용서(exonerating and excusing)한다는 측면에서 수위가 너무 높았다"면서 "북한 관료들이 독자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김정은 위원장이 웜비어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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