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1조 빌딩 베팅….해외부동산 인수 최고액

프랑스 서부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지구에 위치한 '마중가 타워' [뉴시스]
프랑스 서부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지구에 위치한 '마중가 타워'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공격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로 또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 타워' 인수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사의 글로벌투자금융본부가 주도한 본 거래의 매입가는 약 1조830억원이다. 국내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재계는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자랑하는 미래에셋대우의 부동산 시장 진출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매입가 약 1조830조 원
아문디 운용사·현지 기관투자자와 함께 공동투자


사실 박 회장의 ‘부동산 사랑’은 익히 알려진 바다. 2004년 첫 투자해 5년 만에 누적 수익률 235%를 기록한 ‘가락동 맵스송파타워’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하며 국내에서는 이미 ‘부동산 거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韓자본 해외대체투자 영토 넓혀


업계에 따르면 4일 미래에셋대우는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 타워' 인수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글로벌투자금융본부가 주도한 본 거래의 매입가는 약 1조830억원으로 현지 대출을 제외한 에쿼티 투자 금액 약 4460억원에 대해 미래에셋대우와 아문디 이모빌리어(Amundi Immobilier), 현지 기관투자자가 공동 투자 할 예정이다.

2014년에 세워진 '마중가 타워'는 프랑스 서부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지구에 있는 랜드마크 빌딩이다. 마중가 타워는 라데팡스 지구에서 두 번째, 프랑스 전체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기존 고층 오피스 빌딩과 차별화된 디자인과 친환경 빌딩으로 프랑스 현대 건축의 대표 건축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빌딩은 현재 세계 최대 회계 및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 본사와 글로벌기업인 악사그룹의 자산운용사인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본사가 총 면적의 100%를 장기 임차로 사용 중이다. 이 두 기업의 평균 잔여 임차는 약 9.5년으로 현금흐름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상황에서 7%대의 안정적인 예상 임대수익을 내는 우량 자산으로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무리한 가격 경쟁보다는 현지 글로벌 우량 파트너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매도자에게 미래에셋대우의 딜 수행 능력과 자금조달역량에 대한 확신을 주는데 주력했다"며 "매도자의 신뢰를 인정 받은 것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도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에 9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코트야드메리어트호텔과 영국 캐논브릿지 하우스 빌딩, 홍콩 더 센터빌딩,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신설 물류센터에도 투자를 진행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회사인 부깔라팍에 5천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사업에도 3억7500만 달러의 자금이 투자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대규모 자기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자기자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자본을 투자하고 일부는 재매각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성과 '속속'

한편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국내 사업에서 손을 떼고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으로 박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회장은 2016년 5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전문 경영인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국내 경영은 전문가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가 책임 경영을 하고, 저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입장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고문직 선임과 관련해 지배구조 개편 등 정부 당국의 압력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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