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호전되면 협력 방안 검토할 것"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북한 철광석 등 지하자원에 관심이 있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과 협력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또 파이넥스 공법도 연내에 중국에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준양 회장은 13일 중국 장쑤(江蘇)성 장자강(張家港)에 위치한 자회사 '장가항포항불수강(張家港浦項不銹鋼, ZPSS)' 공장에서 열린 생산설비 증설 준공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북한에 있는 철광석이나 흑연, 마그네사이트 같은 지하자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단절되면서 북한과 거래가 끊어졌지만 언젠간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산 철광산의 경우 중국이 일부 가져다 쓰고 있지만 추정 매장량이 30억t에서 50억t 가량인 만큼 아직 갖다 쓸 양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본다"며 "북한의 철광석들이 대체로 철 함유량이 30∼35%로 낮은 자철광이지만 불순물을 제거하면 쓸 수 있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 청진의 김책제철소와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중국 지린성의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방선도구와 북한의 라선특구가 연계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지린성과 협조해 훈춘시 물류기지 건설과 퉁화(通化)강철과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린성은 북한과 연결돼 있어 향후 남북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북한과 이곳 사업을 연결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파이넥스 합작이 연내에 가시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며 "기술 이전 차원이 아니라 합작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중국정부를 비롯해 충칭철강, 사강철강 등 현지 철강사와 협상이 막바지여서 이른 시일 내에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파이넥스 공법 수출에 따른 기술유출 논란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전 세계 철강생산의 4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파이넥스 공법을 안착시키면 포스코의 자랑인 파이넥스공법을 국제 표준으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파이넥스 공법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첨단기술이다. 일반 고로처럼 철광석과 유연탄 가루를 덩어리로 가공하지 않고 바로 용광로에 부을 수 있어 각종 비용과 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100여 년간 이어져 온 기존 고로(高爐)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공법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장가항포항불수강 상장 계획도 밝혔다. 포스코는 현재 이 회사 지분 82.5%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은 "2013년께 중국 상하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포스코의 지분을 51%까지 낮추면 상당한 자금이 되는데, 이를 중국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전 세계 철강의 45%를 차지하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포스코의 미래 전략 상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중국 시장에 앞으로 포스코 패밀리가 자리 잡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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