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희 기자] 상위 1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건물이 있는 땅 포함)의 공시지가 총액이 6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 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삼성·현대차·롯데 등 10대 그룹이 소유한 서울시내 주요 토지의 올해 공시지가는 2007년에 비해 최대 50% 이상 급등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부지(1만3100㎡)는 건물이 착공되기 전인 2007년 ㎡당 1580만원에서 현재 2420만원으로 53% 올랐다. 땅값 총액만 4년간 1100억 원이 늘었다.

롯데그룹이 최근 착공한 서울 잠실의 '롯데수퍼타워(제2롯데월드)'도 현 정부 들어 인·허가를 받으면서 공시지가가 치솟았다. 2007년 ㎡당 1970만원에서 현재는 2850만원으로 45% 상승했다. 땅값만 무려 7723억 원이 오른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성수동에 110층 랜드마크 빌딩을 짓기 위해 보유 중인 삼표레미콘 부지도 지난 4년 동안 공시가격이 22%나 올랐다.

보유 토지 가격 기준으로는 롯데그룹이 13조8724억 원으로 1위에 올랐다. 롯데는 전체 자산에서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17.9%로 나타났다. 작년 1위였던 삼성그룹은 13조4583억 원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등에 힘입어 공시지가 총액이 작년보다 6.6% 증가한 8조913억 원을 기록했고, 현대중공업그룹도 현대오일뱅크 등을 인수하면서 공시지가 총액이 6.7% 늘어났다.

이는 2010년 58조5238억 원보다 4.2% 늘어난 것으로, 1년 사이 2조4400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공시지가가 시세의 8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0대 그룹의 실제 토지자산 가치는 75조 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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