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증인 윤지오가 거론한 국회의원은 누구?

윤지오 씨.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화면 캡처]
윤지오 씨.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화면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장자연(1980~2009)씨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아직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최근 탤런트 윤지오(32)씨가 동료 장 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해 사건을 환기했다. 윤 씨가 10년 만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장자연 사건 수사는 부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이했다.

사건 이후 13차례 참고인 조사 받은 윤 씨 캐스팅 제외됐다는 얘기 들어

부실 수사’, ‘진실공방재점화···문건에 등장한 동생’, 윤 씨 내 얘기일 것

윤지오 씨는 지난 5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피해자는 숨고 가해자는 떳떳한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면서 언니의 진정한 안식을 바란다고 말했다.

윤 씨는 10년 전 고인이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을 때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각되기 전 장자연 명단일명 장자연 리스트를 본 적이 있다며 당시 대표가 유가족에게 문건을 전달하기 전에 먼저 보여줬다. 현재 거론되는 언론사 관계자들의 이름이 있었다.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언급했다.

윤 씨, 참고인 조사 후

항상 미행 붙었다

장자연 씨는 지난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와 성접대를 강요받고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 씨의 유서에는 31명에게 100여 차례 이상 술접대와 성상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인이 남긴 명단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장 씨의 전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재판으로 넘겨지고, 의혹을 받았던 유력인사 10여 명은 무혐의 처분을 받아 의혹의 여지를 남겼다.

지난해 공소시효 종료 두 달을 남기고 장 씨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20만 건 이상의 동의를 받아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공소시효를 떠나 과거 수사에 미진한 부분은 없었는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와 검찰 진상조사단에서 의혹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재수사를 권고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종결 9년 만에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여러 언론사에서 장 씨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보도됐으나 언급된 인물들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실공방이 진행되는 가운데 윤 씨의 등장으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이했다.

윤 씨는 장자연 명단을 두고 고인이 소속사를 나오기 위해 작성한 문서라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도 유서 한 장이 없었다. 누가 유서에 명단을 나열하고 지장을 찍겠는가. 살기 위해, 법적으로 싸우기 위해 만든 문건이라고 강조했다.

윤 씨는 장 씨 사건과 관련해 13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매번 밤 10시 이후, 새벽에 경찰과 검찰로부터 불려갔다. 당시 21세인 내가 느끼기에도 수사가 부실했다면서 조사가 끝나고 경찰 측에서 집에 데려다 줄 때 항상 미행이 붙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이사도 수차례 했다“‘장자연 사건을 증언했다는 이유로 캐스팅에서 제외됐다는 이야기를 감독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실명 공개집중

윤 씨는 지난 7일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목격한 장 씨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은 장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윤 씨는 한 번도 (장 씨의 피해 상황 진술을)회피해 본 적이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에게는 소중한 언니였기 때문에 함부로 언니 이름을 입에 담는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죄송스러운 일이었다고 울먹였다.

이날 윤 씨는 지난 200885일 장 씨와 함께 참석한 소속사 사장의 생일 파티 자리에서 목격한 일들을 전했다. 장 씨는 회사 직원과 동생이 빤히 바라보고 함께하는 접대 자리에서 나에게 얼마나 X같은 XX짓을 했는지 정말 생각을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는 내용의 친필 문서를 남긴 바 있다. 윤 씨는 해당 문건에 나오는 동생을 자신으로 추측했다.

윤 씨는 언니가 그 당시 흰색 미니 드레스를 입었고 굉장히 짧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당시 기자였던 조모씨가 강제로 언니를 무릎에 앉히고 추행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성추행이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장 씨의 유서에 대한 목격담도 또 한 번 전했다. 그는 유서가 4장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들까지 봤다고 말했다. 유서에는 장 씨가 받았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와 한 페이지 넘는 분량의 이름들이 나열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또한 장자연 명단에 국회의원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윤 씨는 자신이 본 국회의원 이름에 대해 좀 특이한 이름이었다. 일반적인 이름은 아니었다면서 경찰, 검찰 쪽에서 먼저 공개를 해 주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누리꾼의 상당수가 실명 공개로 반응이 모아져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특이한 이름 국회의원의 이름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하라”, “18대 국회의원 명단을 살펴봐야 한다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윤 씨는 지난 5‘13번째 증언을 출간하기도 했다. 소개글에서 “(13번째 증언에 담긴) 잔혹동화 같은 이 이야기가 바로 지난 내 삶이다. 자연 언니와 함께했던 시간은 기껏해야 1년 남짓, 하지만 나는 그보다 10배가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언니를 잊지 못했다면서 내가 알던 자연 언니는 맑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런 언니가 남몰래 받았던 상처, 그리고 쓸쓸히 자신의 손으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그 고통까지는 어느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소망하고 또 소망한다고 적었다.

이어 올해로 언니의 사망 10주기가 됐다. 한때는 같은 길을 걷는 친구였고, 어린 나를 세심히 챙겨주며 웃던 언니였다. 나이 사십이 되고, 오십이 돼도, 그보다 더 많이 나이를 먹어도 배우이고 싶었던 사람, 장자연. 미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자연 언니 앞에 흰 장미 한 송이를 바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했다.

한편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는 지난해 장 씨 사건을 검찰에 재수사하라고 권고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장자연 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번 윤 씨의 폭로로 명단에 있었다는 국회의원의 실명이 거론될지, 새 국면을 맞이한 사건이 이번에는 낱낱이 파헤쳐져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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