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시간에 50~60만원?...한 순간 잘못된 선택이 '쇠고랑'

고액알바 유혹하는 글 캡처
고액알바 유혹하는 글 캡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활형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최근에는 단순히 돈을 훔치는 행위에서 지위를 사칭하거나 특정한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등의 수법도 등장했다. 

지능화된 범죄에 따른 피해자도 늘고 있다. 일요서울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 유형에 대해 알아보고 대응책도 함께 제시한다. 이번호는 '수상한 단기 고액알바'다

 방학 맞은 학생들 범죄 가담 잇따라..."몰랐다 해도 처벌"
 금감원 "고수익 광고 업체 정상업체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MBC에브리원에서 방영되는 '도시경찰'은 최근 '단기 고액알바 광고'에 현혹 돼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구속 된 한 여성의 사례를 방송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했지만 '아니다'는 윗 선의 말만 믿고 일을 하다 결국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들었다. 
이 여성은 조사과정에서 우연찮게 본 광고에 현혹됐다고 했다. 단시간에 50만 원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이 여성은 짧은 시간 발품을 판 후 50여만 원을 받았다. 

방송에서는 모자이크 처리를 해 이 여성의 연령을 알 수 없었지만 출연진 중 한 명이 자신보다 어리다는 멘트를 한 것으로 보아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청된다. 

이 여성처럼 단순한 호기심 또는 광고 문구에 현혹돼 구속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방학기간을 이용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는 학생들이 고액을 제공한다는 말에 현혹돼 피싱범죄에 동원되고 있다. 

'고수익' 혹 하다간 보이스범죄 연루      

일요서울은 이 여성이 수사과정에서 밝힌 내용을 따라가봤다. 이 여성은 포털사이트에서 우연찮게 광고를 접했다고 했다. 

포털 사이트에 ‘고액 알바’라고 검색하자 게시물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그 중 눈에 띄는 문구를 소개하면 '?고액알바 ?일10~60수입 보장(인센티브 제도 열심히 하면 더 벌어갑니다) ?불법X(통장대여 가개통 작업대출 등등) ?당일 현금지급' 등이다. 이들 광고는 대부분 성별이나 경력에 상관 없이 월 300만 원의 수입을 보장한다거나, 해외 카지노에서 환전만 해주면 환전액의 4%를 수수료로 준다고 적혀 있다.

단기알바를 원하는 글도 볼 수 있었다. 한 대학생은 "방학하고 놀만큼 놀았다고 생각합니다. 개강을 앞두고 용도남련을 하려고 알바를 알아보고 있다"며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고액알바를 하면 수익이 더 좋으니 고액알바를 하고 싶다"는 구직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첨부]

황당한 건 '고백알바 이만한게 없어요' '쉽게 벌자' 등 성취감을 드러낸 문구도 상당수였다. 이 글이 실제 알바생의 글인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구체적인 행위에 대한 글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액알바 사기당하였다'는 글도 있었지만 클릭수가 현저히 낮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생은 "최근 미성년자들이 SNS에서 고액 알바를 구하려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트위터에 검색을 해보니 고액 알바 구인글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기 사건에 연루된 미성년자는 50% 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보이스피싱 가담자 비율이 높았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교육청에 예방교육을 당부하는 공문까지 내려보냈다.

전문가들은 피싱 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성인보다 금융 정보에 미숙한 미성년자를 인출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현걸 한국사이버보안협회 이사장은 “협회에 피싱 관련된 문의가 최근 많이 들어오고 있고, 구치소에 직접 가보니 수감자의 대부분이 피싱 인출책 사건이었다"며 "미성년자들을 동원한 피싱 인출책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청 금감원 예방 캠페인 실시       

한편 경찰청에서는 이런 사례를 모아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금 인출 등 단순가담자인 경우나 보이스피싱 범죄인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도 현행법상 사기죄 공범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 올라온 ‘단기 고수익 알바’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최근 보이스피싱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단순 가담자들도 엄벌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과 범금융권은 한국청년회의소, 유명포털의 4개 취업카페 등을 통한 카드뉴스, 웹툰 게시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수익 아르바이트·구직 광고의 경우 정상업체가 맞는지 방문 등을 통해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보이스피싱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엔 즉시 경찰청, 금감원 등 해당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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