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파죽지세다. 오죽하면 황 대표가 언제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가 정치권의 관심사다. 한국당에 복당한지 43일만에 제1야당을 장악했다. 또한 여야 통틀어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미세하지만 오차범위밖에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 대표가 그동안 1위를 달리던 이낙연 국무총리와 비교되기도 하고 과거 두 번 대선에 나왔다가 실패한 이회창 전 총재와 비교돼 황교안 띄우기가 한창이다. 황 대표는 34년간 공무원으로 지냈다. 검사로 시작해 검사장,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쳤다.

보수지지층에서 황 대표의 등장에 환호할 수밖에 없는 화려한 이력이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넘어야 할 산도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대선 후보 1위라는 여론조사 지지율에 취해선 안될 것이다. 황 대표의 두 달간 이어진 지지율 상승은 한국당 입당과 대표 출마선언, 대표 취임과 궤를 같이한다.

그전에는 범진보 진영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혹자는 전대 컨벤션 효과’, ‘범진보진영 표 분산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와 비교해 지지율은 크게 변한 게 없다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 콘크리트 지지층을 통상 30%대로 본다. 탄핵 반대층이 18~20%대이고 여기에 절대 변하지 않는 한국당 지지층이지만 숨어 있는 샤이 보수층까지 합칠 경우다. 그런데 최근 실시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범진보, 범보수로 나눠 지지율 총합을 보면 50%30%으로 범진보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35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5~2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11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심위 참조)에서 황 대표가 17.9%로 범여권의 유시민 이사장(13.2%), 이낙연 총리(11.5%)를 제치고 1위를 했다.

하지만 범진보진영 후보 유시민, 이낙연 두 인사외에 4위를 차지한 이재명(7.6%), 5위 박원순(6.4%), 6위 김경수(6.2%), 9위 김부겸(4.9%), 11위 심상정(4.4%), 12위 안철수(3.2%)로 다 합치면 57.4%. 심상정, 안철수 두 후보 지지율을 제외해도 49.8%50%대에 육박한다.

반면 황교안 총리를 제외한 7위 오세훈(5.8%), 8위 홍준표(5.0%), 10위 유승민(4.8) 4명의 후보의 지지율 총합은 33.5%. 한국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층 30%대를 황 대표가 보수층에서 가져간 것이지 전체에서는 외연확대를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일대일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면 승부는 뻔하다.

결국 황 대표가 받은 17.9%는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한국당 지지율이 30%대를 돌파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이 총선과 대선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러려면 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5.18 폄훼발언에 대한 황 대표의 명확한 입장표명이다.

현재까지 황 대표는 윤리위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중징계 할 경우 탄핵과 국정농단에 실망한 중도개혁보수층이 돌아와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태극기 세력의 반발은 불 보듯 훤하다. 황 대표가 침묵하는 이유다.

황 대표의 숙제는 명확하다. 외연확대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경남에서 치러질 4.3재보궐 선거에서 승리다. 물론 궁극적으론 내년 총선승리다. 황 대표가 대선 지지율 1위에 취하기보다 당 지지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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