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미세먼지’ 논란 허와 실
‘탈원전 정책-미세먼지’ 논란 허와 실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9-03-08 19:36
  • 승인 2019.03.08 19:55
  • 호수 1297
  • 2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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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재난’ 원인은 탈원전 정책?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오) [사진제공=강창호 원자력정채연대 법리분과위원장, 뉴시스]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오) [사진제공=강창호 원자력정채연대 법리분과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서 ‘맑은 공기’를 마셔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의 푸념이 들려오는 형국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원인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대두되고 있다.

 

강창호 “원전, 석탄과 LNG로 대체…미세먼지 증가 당연해” 
신지예 “탈원전 정책으로 미세먼지 증가?…‘탈원전’하지도 않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 증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두고 상반된 의견이 오고가는 추세다. 일요서울이 이를 알아보고자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과 서면으로,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유선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미세먼지 악화 원인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찾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관한 의견은.

▲강: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 악화 원인이라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탈원전 정책은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없는 원전을 줄이고, 기상 화석연료인 LNG(액화석유가스)발전을 늘리는 것이 실질적인 주요 골자다. 화석연료가 연소해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에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가득하지만, 원자력에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거의 없다. 

정부는 탈원전 과정에서 원자력을 태양광·풍력으로 대체하니 온실가스도 미세먼지도 증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상은 아니다. 태양광 풍력은 하루 4~5시간 사용할 수 있다. 나머지 20시간 내외는 무엇으로 전기를 만들겠는가. 원자력이 없으니 결국 LNG나 석탄을 이용하게 된다. 원자력 대신 주발전원을 태양광 및 풍력으로, 보조발전원을 LNG 및 석탄으로 대체한다면 온실가스도 미세먼지도 늘어난다. 

▲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미세먼지가 악화된다는 주장은 가짜뉴스에 가까울 정도의 허구다. 문 정부가 탈원전 정책 기조를 세우긴 했으나 실제로는 원전이 줄지 않았다. 탈원전을 해서 미세먼지가 늘었다면 모르겠으나 탈원전을 하지 않은 상태다. 당초 노후 원전으로 거론됐던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중이며, 폐쇄된 것은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 각각 1개씩이다. 원전이 줄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현상 유지 중인 상태다. 원전을 줄여 미세먼지가 늘었다고 보기엔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다.

-석탄화력발전소와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가 증설과 미세먼지 간 상관관계는.

▲강: 원전 가동이 줄어들면서 줄어든 전력생산을 석탄과 LNG를 늘려서 감당했다. 원전이 석탄과 LNG로 대체됐으니 미세먼지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와 여당, 탈핵을 주장하는 환경단체가 말한 대로 현재까지는 월성1호기 추가 폐로 이외 신규 원전 중 공론화 결과로 발표 난 신고리5,6호기가 2022년까지 건설돼 원전의 비중이 증가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원전은 ‘0’이 될 때까지 줄어든다. 이로 인해 신재생도 늘어나지만 화석연료(LNG, 석탄)도 함께 증가한다. 결국 굴뚝에서 연기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진다.

더욱이 태양광과 풍력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수반되는 LNG화력은 석탄화력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미세먼지는 온실가스와 상관관계가 있다. 당연히 비례적으로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신: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는 맞다. 다만 석탄화력발전소가 세워진 것이 탈원전 기조 때문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 말기 때에도 12개가량을 지어왔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모두를 없애는 것이 미세먼지를 사라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원전을 세우자고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독극물을 먹을 것이냐, 양잿물을 먹을 것이냐’를 선택하게 하는 일이다. 물이 더러우면 깨끗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는 ‘우리 양잿물 먹지 말고 독극물 마시자’고 하는 격이다. 

-현재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문가로서 비판 의견이 있다면.

▲강: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법치를 훼손하고 헌법정신을 위배하며 제왕적 권력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에너지 관련법은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을 비롯해 이미 7개의 법원칙을 갖고 있다. 전 세계 탈원전 국가들은 국회를 통해 법을 개정하거나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결정했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결정하고 행정 권력이 이행하는 체계로 돼 있다. 이는 삼권분립과 헌법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한 문제다. 

먼저 조기폐쇄 월성1호기 비용 손실, 신규원전 백지화비용 손실, 원전수출시장 붕괴, 국내원전시장 인프라 초토화, 전기요금 인상, 환경오염 증가 등의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탈원전을 명목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원자력전공자 한 명 없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과 대한민국 훨씬 더 불안전하게 하고 있다.

여러 차례의 여론 조사를 통해 ‘원전의 유지 및 확대’를 지지한다는 여론이 70% 정도임이 드러났다. 탈원전 정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익 손실규모를 증가시킬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신한울3,4호기 건설재개 결정을 내려 대한민국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사수하고 대한민국의 원자력 안전을 지켜내야 한다.

▲신: 녹색당은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이 ‘장기적인 탈원전 기조를 세우겠다’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여기에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태양광 등 실제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식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 다른 해외에 비해 너무나 늦은 탈원전 목표치를 세웠다. 문재인 정권이 탈원전을 하려 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더 강력한 재생에너지·에너지 전환 정책 등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미세먼지는 탈원전 탓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산업발전이 고도화되면서 생긴 현상”이라 주장하는데.

▲강: ‘산업발전의 고도화’란 쉽게 말해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는 산업구조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기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니 부산물인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도 많이 생긴다’는 단순한 원리를 요리조리 꿰어놓은 말일 뿐이다.

정부여당의 말을 다시 정리하면 ‘산업발전 고도화로 에너지 사용량 많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과 상관없다’라는 궤변이다.

▲신: 미세먼지는 발생 요인이 굉장히 많다. 대개 하나의 거대 요인을 없애면 미세먼지가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는데,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총체적인 대책이 필요해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다. 서울 등에서는 노후 경유차나 공장 등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나온다. 이런 것들을 관리해 줘야 한다. 

-청와대와 녹색당 등은 문 정권의 임기 중 원전 개수가 오히려 증가했으며 원전 발전량도 줄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강: 그들의 주장대로 2022년까지는 원전이 증가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0’으로 계속 줄어드는 반면 화석연료는 비중은 늘어난다. 우리는 2022년까지 시한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과 미래세대를 위하여 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고 환경을 최우선해야 한다. 우리가 살았던 만큼 아이들도 살 수 있도록 깨끗한 지구를 남겨줘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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