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가 주최하고 대한애국당이 주관한 제101차 태극기집회가 진행됐다. [뉴시스]
지난 1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가 주최하고 대한애국당이 주관한 제101차 태극기집회가 진행됐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 '스모킹 건'으로 불렸던 '태블릿PC 조작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탄핵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적하는 주장도 이어지는 등 탄핵 이후 파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제의 태블릿PC는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관계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및 18대 대선, 인수 준비 관련 파일, 말씀자료 등 수십여 건의 문건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주장하는 이들은 여전히 태블릿PC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당대회에 앞서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은 검찰 수사 과정 및 재판 과정에서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해당 태블릿PC를 유죄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수차례 검증 작업을 거치기도 했다. 최 씨 측 요청으로 의뢰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도 수정·조작 흔적이 없다는 취지였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이 문제가 쟁점이 된 게 변희재 씨 재판"이라며 "그 문제가 다퉈지고 있는 상황은 이 사건 1심에서 유죄가 난 걸로 설명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의 저서 '손석희의 저주' 등을 통해 태블릿PC 조작설을 제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희재(45)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황 대표는 태블릿PC 조작 가능성 언급에 앞서 탄핵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당 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성을 물어 탄핵 결정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탄핵이 타당하냐는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등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법조계에서도 대통령의 경우 불소추 특권을 가지는 만큼 황 대표의 주장이 법률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황 대표는 이제 법률가라기보다는 정치인으로 봐야 한다"라며 "지금에 와서 탄핵의 정당성을 따지는 게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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