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필요성 강조
손학규 "비서는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하태경 "조국 수석, 촛불혁명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 됐다"
나경원 "공수처 설치 우리는 받을 수 없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자 야당 측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수석은 대통령의 비서로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좀 자제를 해 달라"고 입을 열었다. 
 
손 대표는 “비서가 유튜브에 나와 국회에 공수처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국회의원을 놀리는 듯한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할 일이냐"며 "비서는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조용히 비밀리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측근 실세들이 자기 분수를 모르고 오만하고 방자하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최근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어느 나라 비서가 이렇게 SNS로, 유튜브로 이런 식의 정치를 하느냐"며 "알릴레오 티비도 청와대 비서까지 끌어들이면서 유튜브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 하지 말아 달라"고 경고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조 수석은 제2의 우병우가 돼있단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조 수석은 더 이상 촛불혁명 주체가 아니라 촛불혁명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수석은 국회를 탓하기 전에 본인이 더 이상 개혁 대변자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됐고, 촛불 혁명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부터 반성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조 수석은 지난 9일 공개된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공수처를 만들어서 야당을 탄압할 것이라고 계속 이야기하니 아주 황당한 주장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법이 만들어지면 여야 모두 막론하고 수사할 것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에 청와대도 있다"라며 "많은 야당 의원들이 (수사 대상에)'국회의원 포함'이 옳다고 해서 정말 기쁜 일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또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국회는 촛불혁명 이전에 구성됐다. 촛불혁명 이후 국민들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는 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설치는 청와대가 칼을 차겠다는 것으로, 우리는 받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조 수석의 공수처 발언에서는 진정성이 단 1%도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조 수석의 발언은 공수처가 '문재인 정권 호위부'로 기능할 것임을 선전포고하는 야당에 대한 겁박으로 들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촛불혁명을 아전인수로 갖다 붙여 협박과 겁박을 하고 있다"라며 "조 수석의 발언은 아직도 원인이 뭔지 모르는 무지몽매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는 조 수석 뿐만 아니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비서관,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담당 특별보좌관 등이 잇따라 출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알릴레오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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