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소방청은 12일 논·밭두렁을 태우다 큰 불로 번질 위험이 높다며 각별히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2018년 3년 간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1338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6년 403건, 2017년 534건, 2018년 401건으로 매년 400건이 넘는다.
3년 간 발생한 불로 64명(사망 16명·부상 48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재산 피해 금액만도 11억여 원 된다.
논·밭두렁을 소각하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 10명 중 7명이 70대 이상 초고령자(67.2%·43명)였다. 뒤이어 60대 15.6%(10명), 50대 10.9%(7명), 40대 3.1%(2명) 등의 순이다.
논·밭두렁을 태우는 목적은 해충 박멸이다. 그러나 해충을 없애기는 커녕 해충의 천적을 사라지게 만든다.
농촌진흥청의 지난 2015년 조사를 보면 경기·충청 지역 논둑 3곳(1㎡)에 서식하는 전체 미세동물의 89%(7256마리)가 거미·톡톡이 등 해충의 천적이었다. 거미는 해충을 잡아먹고 톡톡이는 풀잎을 분해해 지력을 높여주는데 불을 지르면 이 벌레들까지 죽이는 셈이 되는 것이다.
또 시·군 산림부서의 허가를 받은 후 마을 공동으로 실시하는 것 외에 논·밭두렁 태우기는 불법이다.
불법 소각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30만 원이 부과되며, 과실로 산불을 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홍영근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은 "농어촌 노인들이 관행처럼 봄이 되면 논·밭두렁을 태우는 경우가 많다"며 "해충 방지 효과가 적을뿐 더러 화재가 났을 때 신체 대응력이 뒤떨어져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금지해달라"고 당부했다.